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양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구 전체에서의 최종에너지 소비량은 2010년 378EJ에서 2024년 453EJ로 증가했습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에너지 다소비국인 한국에서 소비된 최종에너지만 해도 1990년 약 3EJ에서 2000년엔 6EJ로 배가 됐고, 2021년엔 9EJ로 늘어났죠. 그나마 다행인 점은, 에너지의 집약도는 개선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같은 에너지를 소비하더라도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는 커져 온 것이죠.
이러한 변화는 금세기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 제조업의 에너지 집약도는 20 바다신2릴게임 00년 5.56MJ/달러(2020년, PPP 기준)에서 2023년 3.63MJ/달러로 개선됐습니다. 서비스업의 경우엔 1달러를 벌기 위해 2020년 1.02MJ을 투입하다 2023년엔 0.53MJ만으로도 같은 액수를 벌 수 있게 됐죠. 이러한 주요 분야별 에너지 집약도를 미국과 일본,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과 비교해봤습니다.
제 오션파라다이스사이트 조업에 있어 가장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 나라는 미국입니다. 2000년, 제조업으로 1달러를 벌기 위해선 9MJ의 에너지가 필요했죠. 2000년대 초반, 미국 제조업의 에너지 집약도는 급격히 낮아지기 시작해 2009년엔 5.38MJ/달러로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감소세는 조금 약해졌으나 꾸준히 효율은 개선됐고, 그 결과 2023년 4.63MJ/달러를 메이저릴게임사이트 기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투입해야 했던 영국의 제조업은 가장 큰 폭의 개선을 이뤄냈습니다. 2000년 8.33MJ/달러였던 제조업 에너지 집약도는 2023년 3.54MJ/달러까지 낮아졌습니다. 공교롭게도 파리협정의 해이기도 한 2015년, 4.46MJ/달러를 기록하며 한국(4.47MJ/달러)과 역전이 일어났죠. 릴게임손오공
일본의 제조업은 2000년 6.09MJ/달러에서 2002년 6.4MJ/달러까지 에너지 집약도가 높아졌으나 이내 빠르게 줄여나가 2008년엔 4.58MJ/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다시금 제조업의 에너지 집약도는 반등했고, 이후 다시 꾸준한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그 결과, 2016년 4.26MJ/달러로 한국(4.28MJ/달러)을 넘어 야마토게임연타 섰고, 2023년엔 3.3MJ/달러로 미국과 한국은 물론, 영국보다도 나은 에너지 집약도를 기록했습니다. 프랑스의 경우, 한국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다 2020년대부터 다시금 집약도를 낮추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 결과 20000년 5.41MJ/달러였던 프랑스 제조업 에너지 집약도는 2023년 3.22MJ/달러로 일본보다 나은 모습을 보였고요. 독일의 경우, 감축의 기울기는 가장 완만했지만, 다른 5개 국가와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우수한 제조업 에너지 집약도를 보였습니다. 2000년 3.6MJ/달러에서 2022년 2.49MJ/달러(2023년 자료 IEA 공개 전)로,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제조업의 에너지 집약도를 낮췄습니다.




서비스업의 경우, 우리나라는 유독 비교 대상 국가들 대비 더 높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00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서비스업은 1달러를 벌기 위해 1.02MJ의 에너지를 쏟아부었습니다. 나름 에너지를 '펑펑 쓰는 이미지'로 여겨지는 미국(0.71MJ/달러)보다도 높을뿐더러, 이웃 나라인 일본(0.56MJ/달러)보다 크게 높았습니다. 영국(0.49MJ/달러), 독일(0.48MJ/달러), 프랑스(0.43MJ/달러) 등 유럽 국가의 배를 넘을 정도였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국의 서비스업 에너지 집약도는 0.74MJ/달러로 급감했습니다. 당시 금융위기는 한국만 뒤흔든 것이 아니었음에도, 유독 이 시기 한국 서비스업 에너지 집약도의 감소가 두드러졌죠. 이는 한국의 '서비스업'의 특징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금융위기와 함께 폭등한 유가로 직접적인 에너지 소비 감소가 일어났고, 이런 상황 속 분모가 되는 서비스업 수익의 타격은 타 선진국 대비 적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많은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이 타격을 입은 것은 맞지만, 비교 대상인 다른 선진국들의 '서비스업'엔 금융이나 부동산 등 큰 자산을 다루는 분야의 비중이 더 컸기에 이들 나라의 분모가 우리나라 분모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든 겁니다. 이처럼 다른 선진국 대비 '에너지 집약적 산업'인 한국 서비스업의 특성상, 금융위기 이후 반등한 폭도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컸습니다. 식음료, 유통 등 전기와 화석연료 등의 직접적인 사용이 많은 업종이 전체 서비스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리바운드 역시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모든 나라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 결과, 2023년 기준 한국은 0.53MJ/달러, 미국 0.46MJ/달러, 일본 0.41MJ/달러, 프랑스 0.29MJ/달러, 영국 0.23MJ/달러, 독일 0.22MJ/달러로 집약도를 줄여냈습니다. 한국의 입장에선 이들 나라와의 격차를 좁혔다고 볼 수 있지만, 영국이나 독일의 배 이상인 것은 여전한 만큼 제조업 못지않게 서비스업의 에너지 집약도 또한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의 생활 속 에너지 집약도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금세기 이래 수송과 주거부문의 에너지 집약도도 살펴봤습니다. 한국의 경우, 수송부문의 에너지 집약도는 2020년까지 크게 개선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001년, 1km를 달리기 위해 평균 1.72MJ의 에너지를 소비했었던 수송부문은 점차 에너지 집약도가 늘어나 2020년엔 무려 2.36MJ/pkm(passenger kilometer, 여객 킬로미터)의 에너지 집약도를 보였습니다(2000년 통계의 경우 집계 기준 등의 변경 등을 이유로 다른 국가와 비교가 어려움). 이후 이 수치는 개선됐지만 2023년 기준 1.95MJ/pkm으로 비교 대상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죠.
비교 대상 국가들 가운데 미국의 경우, 세계 최대규모의 산유국이자 고배기량 차량 또한 많은 만큼, 수송부문의 에너지 집약도는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 그럼에도 이 기간 2000년 2.37MJ/pkm를 정점으로 2019년엔 1.99MJ/pkm로 2MJ 선이 깨졌고, 2022년엔 1.93MJ/pkm을 기록했습니다. 2019년 이후부턴 줄곧 한국보다도 낮은 에너지 집약도를 기록한 셈입니다. 다수의 국가들이 2020년 코로나19팬데믹 시기에 일시적으로 집약도가 높아지는 모습을 보인 것과 달리, 미국의 경우 되려 이 기간 수송부문 에너지 집약도가 더 떨어져 이 기간 최저치인 1.82MJ/pkm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다수 국가에선 팬데믹 여파로 대중교통 이용을 꺼리게 되면서 자가용 운행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나 미국의 경우엔 다른 나라들보다 대중교통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고, 비대면으로 각종 사회·경제적 활동이 이뤄짐에 따라 시민 개개인의 이동 자체가 줄어든 탓으로 풀이됩니다.
그 외 국가들의 경우에도 점차 감소세를 보이긴 마찬가지입니다. 영국의 경우, 2000년 1.72MJ/pkm에서 2023년 1.33MJ/pkm으로 수송부문 에너지 집약도는 22.7% 개선됐습니다. 근소하게나마 영국을 앞섰던 독일과의 격차를 점차 좁혀 2015년을 기점으로는 오히려 영국보다도 더 낮은 에너지 집약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수송분야 에너지 집약도가 독일과의 격차를 본격적으로 좁히기 시작한 것은 2008년부터로, 당시 영국은 런던을 중심으로 LEZ(Low Emission Zone, 저배출구역)를 설정해 자동차의 배출량을 규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규제는 점차 강화해 ULEZ(Ultra Low Emission Zone, 초저배출구역)나 ZEZ(Zero Emission Zone, 무배출구역) 등으로 발전해나갔고요.
내연기관에서 BEV(Battery Electric Vehicle, 배터리전기차)로의 전환은 이러한 에너지 집약도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내연기관과 BEV의 에너지 효율은 비교 자체가 불가능할 만큼 차이가 크기 때문입니다. 연료탱크에 담긴 석유가 가진 에너지 가운데 70% 가량을 열 등의 형태로 잃어버리는 내연기관과 달리, BEV는 배터리에 담긴 전기의 90% 가량을 자동차 본래의 목적인 이동에 쓰니까요. 2023년 기준, 비교 대상 국가들의 신차 판매 가운데 BEV 비중은 프랑스 25%, 독일·영국 24%, 미국 9.5%, 한국 8.7%, 일본 3.5% 순을 기록했습니다.




영국에 역전을 당한 독일도 수송분야의 에너지 집약도는 2000년 1.63MJ/pkm에서 2023년 1.47MJ/pkm으로 개선됐습니다. 대중교통의 발달과 함께 승용차에 대한 각종 억제책으로 유명한 일본은 2000년에도 이미 영국이나 독일보다 낮은 1.61MJ/pkm의 에너지 집약도를 보였고, 2023년엔 이를 1.21MJ/pkm까지 낮추기에 이르렀습니다. 버스와 지하철, 공공 자전거 등 다양한 대중교통 정책을 선도적으로 추진해 온 프랑스의 경우엔 2000년 1.46MJ/pkm에서 2023년 1.2MJ/pkm까지 수송부문의 에너지 집약도를 낮췄습니다. 도심 내 자가용 이용 자체가 어렵거나 불필요하게 정책적으로 만든 덕분에 다른 국가들과 달리 팬데믹 기간, 갑작스런 리바운드 효과 또한 최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주거부문의 경우, 한국은 아파트 중심의 주거문화로 에너지 소비 측면에선 다른 나라들보다 효율적인 이점이 있습니다. 단독주택, 목조주택 대비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여러 가구가 한 건물에 모여있는 것이 불필요한 에너지 손실을 막기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죠. 30년 이상 된 노후 주택의 비중이 높다곤 하지만, 수도에서 거주용 건물조차 문화재로 여겨지면서 100년 단위의 연한에도 재건축 자체가 언감생심인 유럽보단 상황이 낫습니다. 그로 인해 2000년, 제곱미터당 564GJ의 에너지를 사용했던 한국의 주거용 건물은 2023년 455.89GJ/㎡로 에너지 집약도가 낮아졌습니다.
독일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의 주거분야 에너지 집약도는 2000년 각각 892.96GJ/㎡, 852.14GJ/㎡, 846.81GJ/㎡로 매우 높았습니다. 20여년의 시간, 이들 나라의 주거분야 에너지 집약도는 크게 감소해 독일은 2023년 617.2GJ/㎡로 31% 감축을 달성했고, 프랑스와 영국은 각각 498.87GJ/㎡, 478.13GJ/㎡로 한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줄였습니다. 미국은 상대적으로 큰 개선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2000년 531.95GJ/㎡에서 2006년 459.46GJ/㎡로 한국보다도 나은 에너지 집약도를 보였지만, 이내 다시 반등해 2010년엔 563.3GJ/㎡까지 늘어났죠. 이 기간, 미국은 여름철 폭염과 겨울철 혹한이라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극한기상현상으로 냉난방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었을뿐더러, 모기지론 문제로 시작돼 전 세계를 뒤흔든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거부문의 효율 개선 사업은 추진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일본의 경우엔 지속적인 효율 개선 노력에 에너지 절약까지 이어지면서 2000년 492.53GJ/㎡로 비교 대상 가운데 최저였던 주거분야 에너지 집약도가 2023년엔 무려 355.48GJ/㎡까지 낮아졌죠.
주요 선진국 대비 유리한 조건에 있다고 하더라도, 한국의 주거분야 에너지 집약도는 개선의 속도를 더욱 가속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은 한국과의 격차를 꾸준히 벌리고 있고, 상대적으로 열악한 조건의 서구 선진국들은 발 빠르게 효율 개선에 나서며 한국과 비슷한 수준의 에너지 집약도를 보이게 됐으니 말입니다. 조건만 믿고 게을리했다간 에너지 집약도는 금세 역전당하고 말 것입니다. 위의 비교군 가운데 화석연료 사용 비중이 높은 데다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 또한 높은 상황에서 주거용 에너지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에 속하는 요금 체계는 이러한 더딘 변화를 부르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는 단순히 '에너지를 더 쓰는'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난방 등 열원 대부분을 화석연료에 의존 중인 상황에서 집약도 개선 속도가 더딘 것은 결국 화석연료의 가격 변동성을 오롯이 마주하게 되는 가계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주거분야 에너지 집약도 개선의 핵심인 히트펌프 및 고효율 제품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경쟁력 저하로도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한때 세계 판매 1등'이었던 한국의 태양광 패널과 '한때 세계 출력 1등'이었던 한국의 풍력 터빈이 더딘 국내 재생에너지 확산세 속 빛을 금방 잃어버린 것처럼, '한때 세계 1등'이었던 한국의 이차전지가 더딘 국내 BEV, ESS(Energy Storage System, 에너지저장시스템) 보급 속도로 위기에 빠진 것처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손꼽히는 한국의 히트펌프 등 효율 개선 제품 또한 국내 시장의 성장 없이는 지금의 자리를 고수할 수 없을 테니까요.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