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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명중 1명은 40세 이상 ‘老産 아빠’… 노후 양육부담 커져
서울 은평구에 사는 회사원 김모씨는 2년 전 마흔여덟 살에 아빠가 됐다. 그는 ”결혼 15년 만에 얻은 첫아이라 하늘의 축복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아이가 대학에 갈 때 내 나이가 67세가 되고, 대학까지 졸업시키려면 70대 초반까지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불안할 때도 많다”고 했다. 지난해 태어난 아기의 아버지 중에 김씨처럼 마흔 살을 넘긴 ‘노산(老産) 아빠’가 6명 가운데 1명꼴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출생아 아빠 17%가 40세 이상

29일 통계청의 인구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가운데 아버지 나이가 40세 이상인 경우는 4만5974명이다. 작년 출생아 수는 27만2337명인데, 출생 신고서 등으로 아버지의 연령이 확인되지 않는 2753명을 제외한 26만9584명을 기준으로 하면 40세 이상 아빠 비율이 17.1%에 달한다.

통계청이 출생아의 아빠 연령을 집계하기 시작한 1993년에는 1만4699명으로 2.1%에 불과했는데 급증한 것이다. 2012년(10.5%)에 10%를 넘어서면서 매년 증가 추세다. 40세 이상 엄마의 비율은 1993년 0.4%에서 작년 5.1%로 늘어나 아빠의 고령화가 두드러진다는 것이 인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 연령에 한계가 있는 엄마에 비해 아빠 나이는 예순이나 칠순을 넘기기도 한다”며 “결혼이 늦어지고 재혼이 늘어나면서 아빠 나이가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50대 이상 아빠 5년 연속 증가

저출산으로 출생아 수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가운데, 아빠의 연령대는 갈수록 고령화되고 있다. 출생아 수는 2016년(40만6243명)부터 작년(27만2337명)까지 5년 연속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아빠 연령대별로 출생아의 증감을 살펴보면, 19세 이하, 20대, 30대, 40대 아빠는 모두 줄었다. 그런데 아빠의 나이가 50세 이상인 신생아는 5년 연속 증가했다. 2016년에 1625명이었는데 지난해에는 2316명으로 늘었다.



아빠 나이가 50세 이상인 비율도 같은 기간 0.4%에서 0.9%로 늘었다. 광주광역시의 한 유치원 교사는 “예전에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이 아이 손을 잡고 오시면 ‘할아버지가 데리고 오셨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아빠인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여섯 살 아들을 키우는 서울의 한 50대 후반 남성은 “주로 30‧40대인 아들 친구 아빠들과 만날 일이 가끔 있어 헤어 스타일이나 옷차림을 젊게 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체감 퇴직 연령 49.1세··· 노후 육아로 노후 빈곤 우려

아이가 태어날 때 40세 이상인 아빠가 늘어나면서 은퇴 가구의 노후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작년 9월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직장인 53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자신의 퇴직 연령은 49.1세로 4년 전(50.9세)에 비해 1.2세 낮아졌다. 인구 고령화에도 은퇴 연령은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양육비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자녀 1인당 월 양육비는 2015년 64만3000원에서 2018년 73만3000원으로 증가 추세다. 2018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 대상 37국 가운데 1위인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43.4%‧66세 이상 인구 대비 중위소득 50% 이하 인구 비율)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http://n.news.naver.com/article/023/00036369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