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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래가 1억~2억씩 ‘뚝뚝’… 서울도 급매물 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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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놓은 돈이 많진 않지만 계속되는 집값 상승 불안감에 하루라도 빨리 집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갭투자만이 살 길이었는데 대출 규제로 자금이 막혔어요. 전세대출 규제가 조금 풀린다고 하니 세입자 구하기는 좀 더 수월해질 텐데 말이에요. 내 집 마련 성공할 수 있을까요?” - 서울 30대 직장인


지난 8월 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주택시장은 그야말로 ‘현금 부자만의 리그’가 됐다. 지난 수년 동안 쉼 없이 오른 집값이 갑자기 하락한다고 해도 대출이 없는 이들에겐 큰 타격이 없다. 문제는 ‘영끌’ ‘빚투’ 투자자들. 최근 서울의 주택 매수심리가 주춤한 양상을 보이고 실거래가마저 하락한 단지가 속출해 이들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특히 매매와 전세 차액만 내고 집을 사는 갭투자자는 집값 상승 시기에 매매 시세차익을 노리고 투자한 경우가 많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하락… 거래건수·매수심리 ‘주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회재 의원(더불어민주당·전남 여수시을)이 국토교통부의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동향’을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가운데 직전 거래 대비 가격이 하락한 사례가 8~9월 사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1∼26일 신고 기준) 서울에서 직전 거래 대비 실거래가가 하락한 경우는 35.1%로 8월(20.8%)과 비교해 14.3%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올 들어 월 기준 최고 수준이다.


실거래가 하락 단지는 주로 서울 외곽에서 두드러졌다. 광진구 자양동 43가구 규모 아파트 광진하나플러스 85㎡(이하 전용면적)는 2018년 8월 24일 6억3500만원(5층)에 거래된 후 약 2년 반 사이 3억원 이상이 뛰어 올 3월 20일 9억4700만원(5층)에 거래된 바 있다. 그런데 5개월 후인 8월 19일에는 8억원(3층)에 거래돼 1억4700만원 낮아졌다.

광장동 광장현대홈타운11차 85㎡는 지난 8월 16일 21억원(1층)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9월 26일 20억원(3층)에 매매 계약됐다. 한 달여 만에 1억원이 내린 것이다.


서울 서쪽으로 눈을 돌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강서구 등촌동 등촌주공8단지 42㎡는 지난 8월 초 15층 매물과 2층 매물이 나란히 7억2000만원에 주인을 찾아갔다. 그런데 9월 2일 6억5000만원(6층)에 실거래되며 직전 매매가격보다 7000만원 하락했다.


강남권도 아파트값 하락이 눈에 띄었다. 서초구 방배동 방배아크로리버 149㎡는 지난 8월 13일 24억원(7층)에 신고가를 세웠지만 한 달 후인 9월 10일 같은 면적 다른 매물이 21억6000만원(6층)에 팔려 2억4000만원 내린 가격으로 새 주인을 찾았다.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대출 규제로 현금이 많은 사람만 집을 살 수 있는 상황이다 보니 수요가 줄고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여럿 있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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