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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택배차 “요소수, 다음주 한계”… 청소차-레미콘도 스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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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멈춰 선 화물차…물류 대란 공포 현실로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 여느 때라면 화물차들이 도로를 바삐 다녀 터미널이 비어 있어야 할 오후 4시에도 화물차 100여 대로 빼곡했다. 짐이 실린 차량도 있었다. 요소수를 구하지 못해 운행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화물차 기사 김모 씨는 “내 차는 이제 150km만 가면 멈춘다”며 “가벼운 짐을 싣고 가까운 곳 위주로 몇 번 운행하면 소진될 것”이라고 했다. 인천항에서 수출입 물량을 나르는 화물차 중 요소수가 없어 운행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등 항만 상황도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택배 업계에는 배송 중단에 대한 공포가 드리우고 있다. 특히 전국에서 물건을 중앙(허브) 터미널로 모으는 간선 택배 차량이 비상이다. 주행 거리가 길고 물건을 많이 실어야 해 3, 4일에 한 번씩 요소수가 필요하다. 택배 근로자 400여 명이 모여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화방에서는 “간선차가 멈추면 끝장이다” “다음 주부터 배차에 문제가 생길 것 같다”는 의견이 오갔다. 요소수를 구하지 못한 일부 택배 종사자들은 궁여지책으로 자체 SNS 대화방을 통해 급한 기사에게 요소수를 나눠 주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요소수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요소수 도난 사건까지 발생했다. 제주시 외곽지역에서 요소수 유통을 하고 있는 A 씨는 최근 창고를 둘러보다 보관 중인 요소수 30통이 사라진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 서민의 발도 묶인다

버스 대란 우려도 현실화되고 있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전국 시내·외, 광역버스 등 노선버스의 34.8%가 요소수가 필요한 경유 차량인데, 연말이면 요소수 재고가 소진될 것으로 조사됐다. 요소수가 필요한 버스는 경기 47.6%, 충남·세종 58.1% 등 면적이 넓고 농어촌이 많은 도(道) 지역에 집중돼 있다. 버스 중단의 피해가 교통 여건이 열악한 농어촌 서민에 집중되는 것이다.

전남 순천시는 4일 요소수 부족으로 운행하지 못한 15인승 경유버스를 24인승 CNG버스로 대체했다. 경기 포천시의 한 업체는 시내버스 76대 중 13대에 필요한 요소수 재고가 3일 치만 남았다. 전체 시내버스 중 83.7%에 요소수가 필요한 제주를 비롯해 충북 옥천과 제천, 충남 부여 예산 청양 등 현재 요소수 재고만으로는 이달 중순 이후 버스 운행을 장담할 수 없는 지역도 속출하고 있다. 1799대 중 728대가 요소수를 필요로 하는 고속버스는 모든 업체가 다음 달 치 요소수를 구하지 못해 파행 운행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통학 및 통근용으로 쓰이는 전세버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 건설·청소도 위기… “일상이 멈춘다”

건설 현장은 레미콘, 시멘트 등 건설 자재를 나르는 차량 상당수가 요소수를 구하지 못해 멈추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 현장 차량 절반 정도가 요소수 주입이 필요하다. 당장 1개월은 버티겠지만 요소수 부족이 길어질 경우를 대비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건설 현장에 자재를 대는 협력사들은 납기 지연이 걱정이다. 한 중견 레미콘 업체 대표는 “다음 달 10일이면 요소수 재고가 바닥”이라며 “정부가 어떻게든 공급을 늘려주기만을 손놓고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도시 환경을 책임지는 청소차를 비롯해 겨울철을 앞둔 제설차 등 공공부문도 비상이다. 서울시가 5일 관내 폐기물 수거 차량용 요소수 비축량을 집계한 결과 자치구 직영 차량은 연말, 대행업체 소속 차량은 이달까지가 한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아직은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지만 사태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기 때문에 각 자치구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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