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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볼' 낙하실험, 플라스틱 트레이 없으면 부서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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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제품, 플라스틱 트레이 빼고 낙하 실험 해봤다
카스타드 등 3개 제품 트레이 없어도 전혀 파손 안돼

[쓰레기를 사지 않을 권리]<3>플라스틱 트레이

과자나 김의 비닐 포장을 뜯으면 으레 나오는 것이 플라스틱 트레이(상자형 용기). 부서지기 쉬운 내용물을 보호한다는 명분이다.

여기서 근본적인 의문 하나. 이 플라스틱이 없으면 정말 부서질까. 막연히 '부서질 것 같아서' 사용하는 플라스틱을 용서할 만큼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의 상황은 한가하지 않다.

시장 조사기관 닐슨코리아는 2019년 조미김 트레이로 쓰였던 플라스틱만 3,055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재활용 선별업체들에 따르면 재활용도 잘 안 된다고 한다. 트레이는 보통 폴리스티렌(PS) 재질을 쓰는데 PS는 재활용 시장이 작고 이익 단가가 안맞아서, 투명 PET 소재를 사용하는 조미김은 크기가 작아서 선별이 안 된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PE·PS·PP? 플라스틱 재질 읽는 3가지 방법)

한국일보 기후대응팀은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제품들을 골라 트레이를 제거하고 파손 여부를 확인하는 실험에 나섰다. 대상은 해태제과의 '홈런볼', 롯데제과의 '카스타드' '엄마손파이', 농심 '생생우동', 동원F&B의 '양반 들기름김'이다.홈런볼과 들기름김은 2중 포장(제품을 트레이에 넣고 비닐로 포장), 카스타드·엄마손파이·생생우동은 3중 포장(비닐로 개별 포장 돼있는 것을 트레이에 담은 후 다시 비닐로 포장) 돼 있다.


150cm 높이서 12번 낙하… "실생활보다 강한 충격"


실험은 자유낙하 충격시험기를 이용해 150cm 높이에서 제품을 위·바닥·모서리·세로 4가지 방향으로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소비자가 과자봉지 등을 들고 갈때 떨어뜨릴 수 있는 가능성을 모두 실험한 것이다. 4가지 방향을 1차수로 묶고 1차(4회 낙하)·2차(8회 낙하)·3차(12회 낙하)로 나눠 실험했다.

실험을 진행한 장현호 연구원은 "낙하 충격에 대한 시험절차가 별도로 규정돼 있진 않다"며 "실험 표본이 적은 점을 감안해 실생활보다 강한 충격을 주는 가혹조건으로 실험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결과는 플라스틱 트레이를 빼고도 '카스타드' '생생우동' '양반 들기름김'은 전혀 파손이 없었다. 카스타드와 김은 부드럽거나 얇아서 파손될 것이란 예측은 심리적 착각에 불과했다. 홈런볼은 실생활에서 발생하지 않을 듯한 충격을 줬을 때만 파손됐다. 엄마손파이는 트레이의 유무와 상관없이 부서지기는 했지만, 트레이가 있을 경우 파손이 적었다.


택배로 보내보니… 박스 부서져도 제품은 멀쩡


"조미김 트레이 없애면 국민 340만명 텀블러 쓰는 효과"



21일 실험에 사용한 제품들의 포장재와 플라스틱 트레이가 어지럽게 쌓여있다. 현유리PD

실험에 포함된 이들 제품 외에도 시중에서는 밀키트·채소·과자 등 불필요해 보이는 트레이를 사용한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환경적 영향력이 지대한 만큼, 폐플라스틱 감축을 이끌어낼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정부는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플라스틱 트레이에 kg당 100~200원대의 분담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는 유럽연합(EU)이 지난달부터 도입한 플라스틱세 kg당 0.8유로(한화 약 1,000원)에 한참 모자라, 실질적인 감축 유도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재영 서울시립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플라스틱 남용은 편리성·경제성 때문"이라며 "EU는 이에 패널티를 부과함으로써 기업들이 종이 등 대체재를 이용하거나 아예 플라스틱을 없애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미란 활동가는 "조미김 제조업체들이 한 해 배출하는 플라스틱 3,055톤은 국민 약 340만명이 1년 동안 플라스틱컵을 사용하지 않아야 줄일 수 있는 무게"라며 "정부가 일일이 모든 트레이를 없애도록 규제할 수 없다면 분담금이라도 현실화해 자발적 감축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분담금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로웨이스트] '홈런볼' 낙하실험, 플라스틱 트레이 없으면 부서질까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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