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당해도 보상은 막막…60대 공공근로 여성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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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부터 혼자 사는 어르신들의 안부 묻는 일을 하던 60대 A 씨.
세 가족의 생계를 위해 시작했지만, A 씨는 이 일을 천직이라 느꼈습니다.
어르신들이 한 끼라도 제대로 드셨으면 하는 마음에 반찬을 대신 신청해주고, 잠깐이지만 말벗이 되어주며 보람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비록 근무 기간은 6개월도 채 안 되는 공공근로였지만, A 씨는 올해 초 이 일을 다시 지원했습니다.
문제는 이때부터였습니다. 지난 2월, 한 어르신이 A 씨에게 데이트를 하자며 추파를 던진 겁니다.
A 씨는 "그 사람이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음료수만 배달하냐. 이런 날은 데이트를 해야 한다'고 했다"며 "나는 음료수를 배달하는 사람도 아닌데,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한다는 게 너무 화가 났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몇 달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으로, A 씨는 할아버지의 행동에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추파는 더 심해졌습니다.
A 씨는 "하루는 그 사람이 음료수로 가슴을 툭 밀치면서 데이트 좀 하자고 하더라"라며 "그 순간 자리를 피했는데, 정말 가족만 아니었으면 다 그만 두고 싶은 심정이었다"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이날 이후 A 씨는 잠을 자지 못하는 등 극심한 불안을 호소했습니다.
결국 A 씨는 6개월 이상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까지 받았습니다.
더는 일을 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자, A 씨는 산업 재해를 신청해보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습니다.
신청을 위해 받아야 하는 검사 비용만 70만 원이 넘었기 때문입니다.
산업 재해로 인정되면 돌려받을 수 있었지만, A 씨는 한 달 월급의 절반이 넘는 이 돈을 낼 여력이 안 됐습니다.
결국 A 씨는 국선변호사를 통해 할아버지를 고소했습니다.
이 할아버지에겐 강제추행 혐의로 벌금 7백만 원의 약식명령이 선고됐습니다.
A 씨를 채용한 서귀포시는 이 사실을 알면서도, 도움을 줄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사건 직후 A 씨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 일을 못 했는데도 월급을 지급했고, 일종의 위로금도 드렸다"며 "하지만 A 씨의 피해를 보상할 방법이 사실상 없었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실제 성추행이나 직장 내 갑질 발생 시 공공 근로자들의 보상 절차 등을 담은 지자체 지침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http://naver.me/FfME89Vj
세 가족의 생계를 위해 시작했지만, A 씨는 이 일을 천직이라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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