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hm&sid1=104&oid=056&aid=0011160626
하지만 트럼프 시대들어 유럽 각국에 NATO 방위비 분담금을 늘리라며 거세게 압박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말기인 지난해 7월 말, 독일 주둔 미군 감축 계획을 발표하고 독일 주둔 미군 유럽군 사령부의 벨기에 이동은 물론, 여기서 빼낸 만 2천 명의 병력을 주요 작전지역에 재배치하겠다고 전격 발표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순환배치는 '전략적 유연성'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당시 에스퍼 국장장관까지 나서서 설명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동맹의 역사가 새로운 변곡점'에 있다고도 했었죠. 실제로 이 발표 뒤 독일 주둔 미군 병력이 일부 철수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연이은 미국 대선과 '동맹강화'를 표방한 바이든 후보의 당선으로 이 방침은 사실상 유야 무야 됐습니다. 하지만 유럽국가들은 단순히 이 일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간주하지 않았습니다.
연합방위체제인 NATO 시스템에서 주도국인 미국이 동맹들과 충분히 상의하지 않고, 단지 '방위비 분담금 갈등'과 같은 사유로 병력을 크게 감축하고 사령부까지 옮긴다면 유럽의 전략적 예측 가능성이 줄어들고 핵심 이익 역시 지키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결국, 다른 나라 방위에 대한 부담을 줄이려는 미국의 필요성, 그리고 미군 역할 감소에 따른 그 공백을 우려하는 유럽연합의 필요성이 맞아떨어져 유럽군 창설은 급물살을 탄 것입니다. '동맹강화'를 외치며 집권한 미국 민주당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도 이런 흐름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미군이 '더 이상 주둔의 실익이 없다' 면서 서둘러 아프간 철수를 밀어붙이는 것을 보면서 유럽군 창설 논의는 급물살을 탔습니다.
(중략)
'팽팽한 힘의 균형'이 이어지거나 '압도적인 중심세력'이 '질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분쟁의 가능성을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겠지만, 힘의 균형추가 기울기 시작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 지역 내 난민 문제와 재난 상황의 크기에 따라 그 파급효과는 예측하기 힘들 수도 있고요.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하면서 미국 호주와 함께 새로운 동맹체 '오커스(AUKUS)'에 참여한 것도 유럽국가들의 의구심과 불안감을 키웠을 법한 일입니다.
결국 유럽군의 창설은 '불안한 유럽의 미래'에 대한 유럽 지도자들의 고뇌와 결단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이제 더이상 유럽의 분쟁해결과 위기관리를 미국 주도의 연합방위체제에만 맡길 수는 없는 상황이 왔다는 현실 인식의 결과이기도 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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