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정규직화 4년, 자회사 셋 중 한곳 사실상 유령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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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정규직화를 위해 설립된 자회사 세 곳 중 한 곳은 근거도 없이 만든 사실상 유령회사라는 진단이 나왔다.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방침에 쫓겨 서두르다 벌어진 일이다. 정부 정책이 바뀌기라도 하면 회사가 통째로 사라질 운명에 처할 수 있다.......
평가 결과는 낙제점이다. 경영·인사노무와 관련된 11개 지표의 평가 총점이 100점 만점에 평균 50.4점에 불과했다. 최고점도 73.2점에 그쳤고, 18.5점을 받은 곳도 있다. 제대로 된 독립 법인으로 볼 수 있는 자회사가 한 곳도 없다는 얘기다. 공공부문 정규직화 정책을 공공기관(공기업)의 성격이나 업무 속성 등을 따지지 않고 속전속결로 무리하게 밀어붙인 결과다.
권 교수는 "자회사의 독립성, 사업성,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며 "자회사가 새로 설립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인사·노무 등에서 개선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72개 기관이 운영하는 자회사 가운데 법령이나 기관의 정관에 설립 근거를 마련한 곳은 47개소뿐이었다. 나머지 25개 기관은 근거도 없는 자회사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출자하는 자회사는 법령에 그 근거가 있거나 이사회 승인을 거친 정관에 설립 근거가 마련돼 있어야 한다. 이런 게 없으면 존립 자체가 부인되거나 임시·임의 조직으로 여겨져 고용안정은커녕 대량 실직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
이런 지적은 한국노동연구원이 2019년 낸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자회사 운영 실태조사'에서도 지적됐었다. 당시 한국노동연구원은 "법령에 따라 설립된 자회사도 모회사의 관련 법이 아닌 상법과 같은 엉뚱한 법에 근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는 "설립 근거가 없는 회사는 정부 정책이 바뀌기라도 하면 유령회사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지금이야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따라 회사 대접을 받을 수 있지만, 앞으로는 장담할 수 없다는 의미다. 회사의 형태를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모기관과 수의계약으로 운영되는 독점적 지위를 상실할 우려가 있다. 민간 업체와 경쟁하는 체제라도 도입되면 도태 또는 사라질 운명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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