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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실현은 이다지도 험난한가! - 에밀 졸라의 생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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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7년 제10회 아카데미상의 10개 부문에서 후보에 오르고 3개 부문(작품상, 감독상 - 윌리엄 디텔레, 남우조연상 - 조셉 쉴드크라우트)에서 상을 받은 명작이다.

 친구인 화가 폴 세잔과 함께 빗물이 새는 월세방에 기거하면서 월세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생활고에 시달리던 애밀 졸라(폴 무니 분)는 출판사에 취직하게 되지만 어느 날 경찰이 찾아와서 그가 쓴 책이 지도층을 비판하는 내용이라 검찰에서 싫어한다며 더 이상 그런 글을 쓰지 말라고 종용하고 간다. 그러자 출판사의 사장은 자기에게도 해가 미칠까봐 졸라에게 회사일에만 전념하라고 말하지만 졸라는 이를 거절하고 결국 해고된다.

 그는 어느 날 다리 위에서 투신자살하는 여자를 보고 구해 주려고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냉담하게 다리 밑에서 노숙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그래도 이 사람들보다는 낫다며 수수방관한다.

 그는 어느 날 우연히 경찰에게 쫓기는 창녀를 구해 주게 되는데 그녀에게 받은 일기를 바탕으로 창녀를 소재로 한 소설을 써서 '나나'라는 제목으로 출판하는데 이게 베스트셀러가 되자 졸라는 이 책과 함께 얼마간의 돈을 그녀에게 전해 준다.

 그리고 독일을 공격한 프랑스가 참패를 하자 '몰락'이라는 책을 써서 군부 장군들의 독선과 무능을 철저하게 비판한다. 이 책을 읽은 군부에서는 검사장에게 졸라의 처벌을 요구하지만 검사장에게 불려간 졸라는 당당하게 자신의 소신을 피력하면서 더 이상 사회 문제를 들쑤셔서 프랑스를 들끓게 하는 책을 쓰지 말라는 검사장의 요구를 단호히 거절한다.

 그 후로도 졸라는 많은 책들을 출판해서 사회적 지위와 명성, 부를 거머쥐고 출세의 가도를 달리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졸라는 친구인 세잔을 오랜만에 만나서 식사를 하고는 그의 진귀한 수집품들을 세잔에게 보여주지만 세잔은 무관심하고 시큰둥하게 이를 받아들이면서 부를 추구하면 진실이 없어지고 재능에도 기름이 끼면 끝장이라고 물질적 부와 예술은 양립할 수 없음을 역설한다.

 이런 와중에 그 유명한 드레퓌스 사건이 일어난다. 프랑스 주재 독일 대사관에 프랑스의 군사 기밀을 누설하는 익명의 편지가 전해지고 이를 대사관에 근무하는 정보원이 가로채면서 군부의 참모들 중에 독일의 스파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군부에서는 참모들을 조사하다가 유태계 포병 대위 드레퓌스(조셉 쉴드크라우트 분)에게 혐의를 두고 필적 감정을 하여 글씨체가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반역죄로 구금한다.  결국 드레퓌스는 무기 징역 판정을 받고 프랑스령 기아나의 악마도에서 갇혀 지내게 된다. 이곳은 후에 빠삐용(앙리 샤리엘)도 갇혀 있다가 최후의 탈츨을 하여 자유의 몸이 된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보부 책임자 조지 피카 대령이 이 사건의 진범이 드레퓌스가 아니라 헤스터하제라는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내지만 군부에서는 자신들의 명예가 실추될 것을 두려워해서 진실을 은폐하고 피카가 진실을 밝힐 것을 고집하자 그를 파리에서 아프리카로 전출시킨다. 피카는 아프리카에서 돌아오자마자 헤스터하제를 고소하지만 군부와 함께 검사와 판사도 가세하여 헤스터하제를 무죄로 풀어 준다.

 드레퓌스의 부인 루시는 남편이 무죄임을 확신하고 적극적으로 그의 석방 운동을 하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마지막으로 에밀 졸라를 찾아간다. 이 사건으로 체포된 피카가 그녀에게 준, 참모부에서 피카에게 보내온 편지에는 드레퓌스가 무죄이고 헤스터하제가 진범임을 참모부에서도 알고 있다는 증거가 포함돼 있었다. 드레퓌스가 무죄임을 알게 된 졸라는 드레퓌스부인에게 모두 드레퓌스가 유죄라고 믿고 있고 배신자라고 싫어하며 반론을 하는 사람은 매장 당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드레퓌스의 재판은 이미 종결됐다고 말하며 난색을 표한다. 그녀는 절망에 빠져 뛰쳐나가고 그녀가 가져온 증거 서류들을 검토하던 졸라는 이 사건의 진실을 스스로 밝히겠다고 마음을 고쳐먹는다. 그는 이 사건에만 전념하기 위해서 프링스 아카데미의 회원 초청장도 찢어 버리고 수상에게 보내는 편지의 형식으로 신문에 '나는 고발한다'라는 제목으로 사건의 전모를 폭로한다. 이 때문에 그는 군부의 사주를 받은 자들과 이들에게 부화뇌동하는 군중들에게 쫓기기도 하다가 법원의 소환장을 받게 된다.

 그러나 법정에서는 이미 재판이 종결됐다는 이유로 드레퓌스 사건은 언급하지도 못하게 하고 피고 측 변호인에게는 발언권도 크게 제한하는 등 진실을 밝히는 것보다는 군부와 사법부의 기득권을 지키는 것에 혈안이 되어 재판을 몰고 간다.

 졸라의 최종 재판에서 졸라는 배심원들에게 일장연설을 한다. 요지는 주위에서 국가와 군대라는 거대한 권력과 싸우는 것을 극력 말렸지만 자신은 스스로 이 싸움을 선택했고 국가에서 불러서 이 법정에 나온 게 아니라 자기가 원해서 나왔으며 프랑스와 군대를 구하되 진실을 말하면서 그렇게 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누명을 쓴 사람이 진실을 울부짖지만 훨씬 더 큰 국가도 진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드레퓌스가 무죄임을 강력하게 주장한다. 그러나 법정은 그에게 징역 1년 형과 벌금 3천 프랑을 선고한다.

 졸라의 측근은 그에게 영국 런던으로의 망명을 권유하고 그게 잘못을 인정하고 도망을 가는 것이라고 남들이 생각할 것을 우려한 졸라에게 감옥에 가면 아무 일도 하지 못하지만 망명하면 계속 자신의 주장을 펼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말에 바로 망명을 결정해서 런던으로 가서 신문에 기고하는 등으로 그의 주장을 펼치게 된다.

 결국 드레퓌스와 졸라의 사건이 국제적인 이슈로 떠오르자 신임 국방장관은 드레퓌스 사건에 대해 상세히 조사하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진실이 밝혀지자 사건에 관여한 군부 고위층들은 처벌을 받게 되고 결국 자살하거나 사직서를 쓰고 군대를 떠나게 된다.

 드레퓌스는 재심을 받고 무죄가 확정되어 군대로 복귀한다. 그러나 다시 프랑스로 돌아온 졸라는 드레퓌스가 군대로 복귀하는 날 참석하기로 했었지만 그 전날, 집필에 열중하다가 난로의 연통에서 배기가스가 새서 이산화탄소 중독으로 이승을 떠나게 되어 드레퓌스의 군대 복귀일에 참석하지 못하게 된다.

 이 영화는 낡은 슬라이드 필름을 보는 듯한 느낌의, 아주 오래 전에 만든 흑백 영화지만 그 속에 담긴 인간애와 정의에의 집념은 현재의 견지에서 봤을 때에도 놀라운 것이었고 시대를 뛰어넘는 고전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었다.

 자기와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의 일에 뛰어들어 그 동안 자신이 쌓아온 사회적 지위와 명성, 부를 모조리 날려 버릴 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소설가 에밀 졸라는 그야말로 행동하고 실천하는 지성의 표본이었다.

 에밀 졸라가 이토록 만년에 이르러서까지 눈물겨운 이타적 투쟁을 벌이게 된 것은 그가 젊을 때부터 약자들에 대한 따뜻한 인간애와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비판 정신을 견지하고 있었던 탓도 있지만 부와 명성을 얻고 사회적으로 안정되어 그 날카로운 비판 정신이 무디어졌을 때, 항상 가난 속에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순수하고 뜨거운 예술혼을 불사르는 친구, 폴 세잔이 던진 한마디 조언이 그의 가슴 속에서 젊은 날의 그 뜨겁게 용솟음치는 열정과 자기보다 약하고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마음 깊이 되살려 주었기 때문이리라.

 프랑스의 대작가 에밀 졸라(1840~1903)의 전기 영화인 이 작품은 그의 성공적이면서도 존경을 받아 마땅한 위대한 삶이 조그만 가식도 없이 솔직담백하게 묘사돼 있다.

 정의를 추구하고 실현하는 길은 사회적 강자들의 이해관계와 충돌하여 대립하게 되면 그 얼마나 험난한 고통을 수반하게 되는지 여실하게 알려주는 이 영화는 이 주인공이 사회에서 추앙 받는 대작가가 아니었다면 그 결과가 과연 어땠을지 상상하기 어렵지 않은 일이라서 작가적 사명감이 이 사회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스럽게 일깨워주는 것이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예상되는 숱한 고초를 감내하며 생면부지의 한 사람의 타인의 무고함을 온 세상에 알려서 구제 받게 하는 이런 투철한 사명감이야말로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전형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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