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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이 재택환자 2700명 관리"…한계에 다다른 의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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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관리팀 소속 직원 A(55)씨는 "체감상 1월과 비교하면 업무량과 강도가 50%는 늘었다. 직원들도 많이 피곤해하고 체력과 면역력이 저하되다 보니 확진되는 경우도 나왔다"며 "책임감과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지만 이 상태로 계속 가면 우리 직원도 얼마든지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찾은 용산구청 선별진료소도 분주했다. 시민들은 신속항원검사와 PCR(유전자증폭)검사를 각각 받으러 왔고, 동선 안내부터 검사 후 귀가까지 어느 하나 보건 인력들이 필요하지 않은 과정은 없었다.

관계자 B(24)씨는 "이달 초부터 방역체계가 바뀌고 확진자가 늘면서 PCR 검사를 받는 인원이 엄청나게 증가해 온종일 끊이지 않는다"며 "방문자 중 누가 PCR을 받아야 하고 누가 신속항원검사를 받아야 하는지도 의료진이 직접 일일이 가려야 해서 그 점이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같은 보건소에서 재택치료 업무를 담당하는 한 직원도 1월 기준으로는 관리 중이던 재택치료 환자가 600명이었는데, 전날 기준으로 2천700명까지 늘었다고 호소했다.

이 직원은 "체력적인 부담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한 마디로 '이제 더는 못하겠다'이다. 지난해 10월부터 매달 '더 힘들어질 수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고충은 정부 지침이 너무 빨리, 자주 바뀌어서 숙지할 시간이 전혀 없다는 것"이라며 "지침 교육받을 시간도 없이 현장에 투입되니 우왕좌왕하게 되고, 재택치료 환자들도 보건소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에는 재택치료 환자 중 방역 당국의 연락과 재택치료에 필요한 키트를 제때 받지 못해 불안해하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 다른 서울 시내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파견 나온 간호사 허모(29) 씨도 하루 200명가량을 혼자 검사한다고 밝혔다.

허씨는 "야외에서 검사하니까 히터를 켜고 있어도 너무 춥고, 집에 가면 거의 쓰러져서 잠만 잔다"며 "감염 위험에도 노출돼 자가검사키트로 검사도 자주 하게 된다. 옆 보건소에서는 검사하는 간호사가 확진됐다고 들어 불안이 크다. 함께 사는 가족이 걸릴까 봐 집에서 마스크를 쓰고 잘 때도 있다"고 했다.

같은 보건소의 또 다른 간호사 박모(29)씨는 "PCR 검사를 할 때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며 화내는 분들이 너무 많다. 구강 검사는 특수한 경우에 한정해서 해야 하는데 무조건해달라고 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신체적 정신적 피로감이 누적돼 집에 가면 쓰러져 잠들기 일쑤고 다른 일을 하고 싶은 의욕도 들지 않는다"고 한숨을 쉬었다.

lisa@yna.co.kr

http://naver.me/54JzPHn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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