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소방관이 화재진압 과정에서 부상을 입고 수술을 받던 중 B형간염 보균자로부터 수혈을 받아 간암이 발생했고 이를 비관해 극단선택을 했다면, 화재진압 중 입은 부상을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봐야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A씨의 유족이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낸 위험직무순직유족급여청구 부지급결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소방공무원 A씨는 1984년 화재를 진압하던 중 전기에 감정돼 쓰러지면서 유리파편이 다리를 관통하는 부상을 입었다.
A씨는 수술과정에서 동료인 B씨의 혈액을 수혈받았다. 그런데 이후 B씨가 B형간염 보균자인 것이 밝혀지고 B씨는 2000년 7월 간암진단을 받은 후 2003년 10월 사망했다.
A씨는 2011년 5월 'B형 간염, 간경변, 간암'을 진단받고 증상이 악화되어 2013년 6월 퇴직했다.
치료과정에서 우울증과 정서불안에 시달리던 A씨는 같은달 26일 극단 선택으로 사망했다.
인사혁신처는 2018년 8월 A씨의 사망을 공무상 재해로 판단해 유족에게 순직유족보상금 가결 결정을 통보했다. A씨의 유족은 '순직을 넘어 위험직무순직에 해당한다'며 그에 따른 유족급여를 청구했으나 인사혁신처가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수혈하는 혈액의 감염여부 비확인이라는 의료과오가 개입돼 질병이 발생했지만, 이 질병 역시 화재진압과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부상과 이 사건 질병 발생 사이에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였다고해서 달리 볼 것은 아니다"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2심도 "A씨 유족의 청구를 받아들인 1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며 인사혁신처의 항소를 기각했다.
사건을 접수한 대법원은 "A씨가 화재진압 업무를 수행하던 중 발생한 사고로 부상을 입은 후 수술 과정, 감염, 간암 등의 발병, 사망의 일련의 경과에 비춰보면 A씨는 결국 화재진압 중 입은 부상이 직접적인 주된 원인이 되어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공무원 재해보상법상의 위험직무순직공무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의 부상으로 인한 수술과정을 '부수활동'에 해당한다고 언급한 것은 적절하지 않으나, 위험직무 수행 중 입은 위해가 직접적인 주된 원인이 되어 사망에 이르렀다고 본 결론은 정당하다"면서 판결을 확정했다.
http://news.v.daum.net/v/2021102409002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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