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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의 백신 독점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집단면역 달성을 위해 빠른 백신 접종전에 나섰던 유럽이 다시 코로나19 확산세를 맞았다. 접종률 증가에 따른 희망적 로드맵을 세웠지만 ‘봉쇄정책 유턴’까지 벌어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 CNN은 “우리는 유럽을 통해 백신이 가진 효과는 분명하지만, 백신만으로 코로나19를 종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교훈을 배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주간 역학 업데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일주일간 전체 신규 코로나19 확진자의 64%에 해당하는 214만5966명의 확진자가 유럽에서 발생했다. 사망자도 세계의 57%인 2만8304명을 기록했다. 한스 클루게 WHO 유럽담당 국장은 20일 BBC와 인터뷰에서 “유럽의 코로나19 급증세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긴급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내년 3월까지 50만 명이 추가로 사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집단면역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여겨졌던 백신 완전접종률(2차까지 접종 완료)에 도달한 국가들에서도 다시 확진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인구 약 1000만 명인 포르투갈은 현재 국제 통계 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 기준 전체 인구의 86.6%가 백신을 완전 접종받은 상황이다. 포르투갈에선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확진자 수가 300명대로 가라앉으며 안정세가 나타났지만, 지난 17일 하루 확진자가 2527명을 기록하며 다시 확산 추이를 보인다. 이에 안토니오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는 “늦게 행동할수록 위험은 더 커진다”며 연말 규제 강화를 예고한 상황이다.
12세 이상 인구의 약 89%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며 유럽 내 백신 우등국으로 꼽히는 아일랜드(인구 약 500만 명)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2일 그간의 통행금지를 해제하고, 근로자들의 사무실 복귀를 선언했던 아일랜드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을 겪으며 다시 고강도 봉쇄 방침으로 돌아섰다. 마이클 마틴 아일랜드 총리는 “지금과 같은 속도로 코로나19 감염자와 입원환자 수가 늘어나면 세상의 어떤 의료 시스템도 이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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