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원 벌금, 33억원으로 깎은 쿠팡 ‘봐주기법’ 손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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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 봐주기’를 막기 위해 과징금 부과 기준을 고친다. 쿠팡처럼 ‘계획된 적자’ 전략을 펼치는 경우에는 당장 자금 사정이 어려워도 과징금을 깎아주지 않겠다는 취지다.19일 <한겨레> 취재 결과, 공정위는 사업자의 어려운 자금 사정을 감안해 과징금 액수를 감액해줄 수 있도록 한 ‘과징금 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를 고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사업 전략상 적자가 발생하는 기업의 경우에는 과징금을 깎아주지 않는다는 내용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에 쿠팡의 경우 직전 사업보고서상 완전자본잠식에 해당하기 때문에 고시에 따라 과징금을 감액해줬다”며 “앞으로는 이런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고시를 고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행 과징금 고시는 위법행위와 관련된 매출액(관련 매출액)과 행위의 중대성 등을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돼 있다. 여기에 위반 행위의 기간이나 횟수, 자진 시정 여부 등을 고려해 1·2차 증액 또는 감액 조정을 거치는 식이다. 사업자의 자금 사정을 고려해주는 건 마지막 단계다. 특히 공정위 의결일 직전 사업연도 사업보고서상 자본잠식률이 50%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2차 조정된 과징금을 절반 넘게 깎아줄 수 있다. 강행 규정은 아니지만, 이제껏 자본잠식 조건을 충족함에도 감액을 하지 않은 선례가 없어 쿠팡도 해당 규정을 적용했다는 게 위원회 쪽 설명이다. 쿠팡의 과징금이 70억∼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약 33억원에 그친 까닭이다.
빅테크 기업들 특유의 적자를 낳는 사업 전략을 감안하면 향후 봐주기 논란의 소지가 있는 셈이다. 대표 사례가 미국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사업 초창기에 비정상적으로 낮은 가격에 소비자들을 끌어들여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펼친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온라인 플랫폼의 특성상 한 번 독점적 지위를 차지한 뒤에는 소비자들이 이탈하기 어렵다는 점을 노려 초기에 대규모 적자를 감수한 것이다. 아마존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진 쿠팡도 마찬가지의 전략을 펼쳐왔다. 사업상 어려움으로 자본잠식에 빠지는 여타 기업들과는 달리 볼 소지가 있는 것이다. 쿠팡은 창립 이후 매년 연간 기준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약 6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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