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한국에서 '이슬라모포비아'가 커지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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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는 25일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에 의한 아프간 정국 혼란으로 아프간인들의 탈출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체류 중인 아프간인을 대상으로 현지 정세가 안정화될 때까지 인도적 특별체류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이에 맞춰 '아프가니스탄 난민의 국내 수용' 문제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한국이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만큼 그 위상에 맞는 책임감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이슬라모포비아(islamophobia·이슬람 공포증)'의 시선으로 경계하는 목소리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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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수용 반대 이유 살펴보니
지난해 12월 유엔난민기구(UNHCR)와 한국리서치가 국내 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난민 수용 찬성은 33%,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비율은 53%였다.
여성과 20·30세대, 보수, 중도층의 난민 수용 반대 의사가 더 높았다.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이유로는 국민의 경제적 부담(64%), 범죄 등 사회문제 우려(57%) 등이 꼽혔다.
반면, 난민수용 찬성 이유로는 난민 인권에 대한 존중(74%)과 난민협약 가입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책임(56%) 등이 있었다.
불안감 먹고 자란 '이슬람 공포증'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가 여러 사건을 목격하며 이슬라모포비아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슬람 문화연구소 소장이자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이희수 명예교수 역시 "9.11 테러와 ISIL의 테러, 특히 탈레반에 의한 2007년 한국인 선교단체의 집단 납치와 2명의 한국인 살해가 이슬람 반대 정서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며 "그래서 한국 사회에서 '이슬람=테러리즘' 인식이 상당히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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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수 교수는 "이슬람문화에 대한 무지와 오해가 확산하고 재생산되면서 무슬림 이주민이나 난민들을 잠재적 성범죄자로 간주하는 현상"이 공포심의 한 원인으로 작동했다고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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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유럽 상황 겪게 될까?
한국 정부는 대규모 피란민 수용 문제에 대해선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하지만 그동안 정부·기관의 아프간 현지 활동에 관여했던 이른바 '조력자'들에 대해서만큼은 최대한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이번 국내 이송을 결정했다.
이들은 난민이 아닌 특별공로자 지위로 국내에 들어온다. 이들은 2001~2014년 아프간에 파병된 한국군을 보조했거나 2010~2014년 재건 임무에 참여한 의료인력, 기술자, 통역자 등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단기 비자가 발급된 상황이지만, 이후 장기체류비자로 변경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들의 의향을 파악해 한국에서 정착할지 다른 나라로의 이주를 원하는지 파악하고 이를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에서의 정착을 희망할 경우 '인도적 특별체류자격'이나 장기적으로는 영주권 부여도 검토하고 있다.
인도적 체류 허가는 난민으로 인정하지는 않지만 '준난민 지위'를 주는 것이다.
체류 기간에는 거주 제한 없이 자유롭게 구직활동도 할 수 있지만, 기초생활보장을 비롯한 사회보장 혜택은 주어지지 않는다.
탈출 위해 카불 국제공항의 담 넘는 아프간 시민들
Getty Images
탈출 위해 카불 국제공항의 담 넘는 아프간 시민들
이와 관련해 정상률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기본적으로 인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그러나 보편적 가치와 국가 이익 간 충돌하는 경우도 발생할 것이고, 우리 사회에서 '아프간 난민' 때문에 혼란과 분열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협조한 아프간인을 데려오는 것과 그 외 아프간 난민의 미군 기지 체류에 대한 한-미 협의와 협력 차원의 대응 등은 우리의 입장에서 중도를 잘 지킨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한국이 일부 유럽국가가 겪는 난민 수용 문제는 겪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유럽과 같이 육로와 해로를 통한 대량 난민 입국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유럽 국가들과 같은 큰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혹시 아프간 난민이 한국으로 입국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미리 여러 시나리오를 작성해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이 난민을 인정하는 비율은 매우 낮은 편에 속한다.
법무부에 따르면 2020년 접수된 난민 신청 건수는 6684명이다. 이 기간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신청자는 69명으로 한국의 난민 인정률은 1% 수준이다
http://www.bbc.com/korean/news-58314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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