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일단
①장씨의 살인 범행이 '계획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을 들었다. 우발적 범행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하여 애초부터 살해 의도를 가지고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해 살인 범행을 했다고 인정할 증거는 없다는 것이다.
범행 후
②병원으로 이동하면서 장씨가 정인이에게 CPR(심폐소생술)을 한 것을 재판부는 장씨에게 유리하게 해석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위중한 상태에 있음을 인식하고도 만연히 택시를 타고 이동했으나, 피고인은 피해자를 데리고 병원으로 이동했고, 이동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CPR을 실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장씨가 CPR을 한 것을 정인이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의욕·희망했다고 추단할 수 없다는 단서로 본 것이다.
또 재판부는
③서울남부보호관찰소의 인성검사 결과 등을 들어 장씨가 분노, 스트레스 등을 제대로 통제·조절하지 못하는 심리적 특성이 있으며, 이런 심리적 특성이 극단적·폭발적인 형태로 발현돼 이번 범행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스트레스, 분노 등을 통제·조절하지 못함에도 치료를 받지 않은 채 계속해 이번 범행을 한 것은 장씨에게 책임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범행이 장씨의 잔인하고 포악한 본성이 발현된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 외에 재판부는
④비록 자신이 한 범행에 상응하는 정도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나 장씨가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자책하는 모습은 보이고 살인 범행에 관한 증거를 은폐하려는 시도까지는 하지 않았다는 점
⑤장씨가 대학교를 졸업하고 결혼한 후 이번 사건 이전에는 평범하게 살아왔고, 1회의 이종 벌금형 외에 다른 처벌 전력이 없다는 점
⑥장씨가 현재 만 35세로서, 장기간의 수형생활을 통해 스스로의 잘못을 진정으로 깨닫고 조금씩이나마 자신의 성격적 문제점을 개선해 나갈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는 점도 고려했다.
재판부는 마지막으로
⑦이 사건에 대한 사회적 공분은 범행 자체의 잔혹함에 대한 것만이 아니고, 취약한 상태에 있는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적 보호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아이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막지 못했다는 점에 대한 공분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제시했다.
이 사건에 관한 사회적 공분에 대해 공감하지만, 이를 오로지 장씨 양형에 그대로 투영하는 것은 책임주의의 원칙 등에 비춰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무기징역형은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시켜 그의 자유를 박탈하는 종신자유형으로서 생명을 박탈하는 사형 다음으로 무거운 형"이라면서, "따라서 피고인의 연령, 직업과 경력, 성행, 지능, 교육 정도, 성장과정, 가족관계, 범죄전력,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 사전 계획의 유무와 준비의 정도, 수단과 방법, 잔인하고 포악한 정도, 결과의 중대성, 범행 후 피고인의 심정과 태도, 반성과 가책의 유무, 피해 회복의 정도, 재범의 우려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을 충분히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001&oid=003&aid=0010856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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