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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세계서 가장 비싼 우유” vs 낙농가 “농민 다 죽는다”...우윳값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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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농림축산식품부가 개최한 낙농산업 발전 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소비자단체와 낙농업계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이 회의는 수요 감소를 반영하지 못하는 원유(原乳·우유의 원재료) 가격 결정 제도와 쿼터제 등을 개편하는 것이 골자였다. 정부가 낙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2013년 도입된 제도를 8년만에 수술대에 올리면서 연 첫 회의였다. 시장 수요는 줄어 우유는 남아도는데, 가격은 계속해서 오르는 왜곡 현상을 손보고 장기적인 낙농산업 발전 방안을 세우는 것이 이 위원회의 설립 목표다.

회의를 생중계하는 유튜브 영상에는 200여명의 시청자가 참여했다. “농민들이 다 죽는다” “현장 상황을 아무 것도 모른채 정부가 독단적으로 밀어붙인다”는 극심한 반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반대로 원유 구입 주체인 유가공업체와 소비자단체는 제도 개편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2026년 미국·EU 유제품 무관세로 온다


정부는 연말까지 원유 가격 결정 체계를 개편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드러냈다. 현재 체계에서 빚어지는 시장 왜곡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농식품부가 원유 가격 결정제도 외에도 개선을 예고한 제도는 ‘쿼터제’다. 정부가 낙농가에 수요량 이상의 생산을 보장해주는 쿼터제는 공급이 줄지 않는 문제를 낳는다.

농민들의 반발이 극심하지만 정부는 이번 원유 가격 결정제도를 비롯해 낙농업계를 둘러싼 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오는 2026년부터는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유럽연합(EU)·미국 등에서 들어오는 치즈와 우유에 적용되는 관세도 사라진다.

이 때문에 정부는 우리나라 유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제고하려면 원유 가격 결정 제도 개편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영범 농식품부 차관은 “낙농이 변화 없이 위축되는 방향으로 갈 것인지, 변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거듭날 것인지 선택하고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 원유 가격은 정부, 소비자, 낙농업계 등이 참여하는 낙농진흥회에서 ‘원유가격 연동제’에 따라 결정된다. 2013년에 도입된 이 제도는 낙농가의 생산비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가격을 정하도록 한다. 2011년 구제역 파동으로 낙농가들이 타격을 입자 정부가 수급 안정을 위해 도입한 제도로, 정부가 최소 비용을 보전해 원유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세금 쏟아부어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우유”


원유 가격 연동 제도는 수요 변화 등과는 상관없이 원유 가격을 계속 끌어올렸다는 지적을 받는다. 무조건 생산비를 보전해주는 방식이어서, 수요가 줄어도 공급을 줄이거나, 생산비를 절감하려는 노력을 요하지 않는 부작용이 발생해왔기 때문이다.

국민 한 사람 당 흰 우유 소비량은 매년 줄어, 지난해에는 한 사람당 26.3㎏으로 1999년 24.6㎏ 이후 가장 적었다. 그럼에도 낙농진흥회는 원유 가격을 이달부터 리터(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 올렸다. 수요가 줄면 가격이 떨어져야 하는 시장 원리와 관계 없이 원유 가격이 결정되고 있는 것이다.

http://naver.me/GZAVZM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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