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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시는 밤샘 근무하는 여성 직원들을 위해 전용 휴게실을 최근 마련했다. 지난 7월부터 시청과 3개 구청 등의 숙직 업무에 여성 공무원을 투입하면서다. ‘남·여 통합 당직제’라고 불리는 이 제도를 도입한 지자체들이 늘고 있다. 밤샘 근무를 하는 이른바 ‘숙직’은 남성 공무원이, 주말·공휴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는 ‘일직’은 여성 공무원이 담당하던 기존 관행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 과천·안산·구리·용인·파주시 등이 남녀 통합 당직제를 운용하고 있거나 도입할 예정이다. 서울시와 인천시, 대구시 등 광역 지자체를 비롯해 서울 양천·마포·영등포구, 경남 창원·진주·김해시, 충북 청주시, 울산 울주군 등에서 전국 곳곳에서 시행하고 있다.

지자체들이 통합 당직제를 도입한 이유 중 하나는 여성 공무원 수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인사혁신처가 2019년 발표한 ‘2018년 공무원총조사’에 따르면 2003년 34.2%였던 여성 공무원 비율은 2018년 45%로 늘었다. 일부 지자체는 여성 공무원 비율이 50%가 넘는다.

하지만 여성 공무원 증가에도 숙직은 여전히 남성 공무원들의 몫이다 보니 남성 공무원들의 피로감이 커졌다고 한다. 또, 숙직 이후 대체 휴무에 따른 업무 공백, 역차별, 형평성 등이 논란이 됐다.

여성 공무원도 절반 이상이 숙직 찬성

2004년 4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통합 당직제를 도입한 경기도 과천시의 한 관계자는 “시 전체 공무원(585명)의 52.6%(308명)가 여성 공무원이라 그동안 남성 공무원들의 숙직 부담이 컸는데 이런 얘기를 들은 일부 여성 공무원들이 ‘돕겠다’며 먼저 숙직 당번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내부에서 ‘어떻게 여자에게 숙직을 맡기냐’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아서 3차례 시범 운영을 했는데 당시 참여한 여성 공무원들이 월등히 제 몫을 하면서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각 지자체가 통합 당직제를 시행하기 전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0~80%가 찬성하고 있다. 용인시 관계자는 “여성 공무원들의 반발을 우려했는데 오히려 찬성 의견이 더 많아서 놀랐다”고 말했다.

여성 휴게실 부족 등 논란 여전

그러나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다. 임신하거나 3세 미만 자녀를 둔 여성 공무원에게 본인이 희망하는 경우에만 숙직을 맡기는 패턴이 생기면서 미혼 여성 공무원의 업무 부담이 늘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남성 공무원들은 “말만 통합 당직이지 주취자 상대나 순찰 등 힘든 일은 여전히 남성 공무원들이 맡는다”며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여성 휴게실을 마련할 공간이 없는 상황에 통합 당직에 참여하려는 여성 공무원도 많지 않아서 사업을 접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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