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코로나 백신 팔며 주권면제 포기 등 심각한 불공정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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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 단체 퍼블릭 시티즌은 화이자가 알바니아·브라질·콜롬비아·칠레·도미니카공화국·유럽연합·페루·미국·영국과 맺은 비밀 계약 내용을 입수해 다수의 불공정한 조항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퍼블릭 시티즌이 보고서에서 지적한 대표적으로 심각한 부분은 주권면제 적용 배제다. 주권면제는 ‘한 국가의 결정은 외국 법원의 재판관할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국제 관습법상 원칙이지만, 화이자는 브라질·칠레·콜롬비아·도미니카공화국·페루와의 계약에서 법적 분쟁 때 이를 포기한다는 약속을 받았다.
이들 정부와의 계약에 대금 미지급에 대한 중재 결정과 관련해 각국 자산에 대한 주권면제를 “명확하고 변경 불가능하게” 포기한다는 내용이 들어간 것이다. 이 국가들 중 페루를 제외한 곳들과는 가압류도 주권면제 포기 대상이라고 못박았다. 정식 법원이 아니라 화이자 본사가 소재하는 미국 뉴욕주 법률을 적용해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재판소에서 분쟁을 다룬다는 내용도 여러 계약에 넣었다. 로런스 고스틴 조지타운대 교수는 이에 대해 “기업이 미국에 대해 그랜드캐니언을 담보로 걸라고 요구하는 것과 거의 비슷하다”고 <워싱턴 포스트>에 말했다.
화이자는 자사 백신을 제3자로부터 사거나 공여받는 것도 금지시켰다. 브라질과의 계약에서는 자사 허락 없이는 화이자 백신을 다른 곳에서 구매하거나 제공받을 수 없다고 했다. 브라질 정부는 화이자의 허락 없이는 백신을 다른 나라로 반출하거나 수출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런 조건을 어기면 화이자는 계약을 파기할 수 있으며, 브라질 정부는 공급받지 못한 나머지 백신 대금까지 지불해야 한다는 조항도 계약에 있다.
지식재산권 침해 가능성에 대한 부담을 상대에 떠넘긴 것도 상식적이지 않은 부분이다. 화이자는 콜롬비아 정부와의 계약에서는 자사 백신의 개발, 제조, 판매와 관련해 제3자가 지식재산권 침해를 주장하면 콜롬비아 정부가 그에 대응하고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자사가 제3자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장할 수 없다는 내용도 있다. 이는 백신 기술을 공개해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응에 힘을 보태라는 요구에 지식재산권 보호를 이유로 버티는 화이자의 태도와는 모순된다.
공급 차질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내용도 일반적 계약 관행과 어긋난다. 브라질, 콜롬비아 등과의 계약에는 “어떤 공급 계약 변경에도 동의한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이밖에도 여러 나라와의 계약에 화이자의 법적 책임을 면제하거나 최소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http://n.news.naver.com/article/028/0002564543?cds=news_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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