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떨어진 예산에‥멀쩡한 전자칠판 바꾸는 학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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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초등학교.
지난 9월과 10월 갑자기 시교육청에서 8천만 원의 추가 예산이 나왔습니다.
1년 예산이 4억 원이니까, 갑자기 생긴 돈 치고 큰돈입니다.
연말까지 두 달 안에 다 써야 합니다.
[초등학교 교직원]
"예산 다 잡아놓고 연말까지 다 쓸 수 있도록 편성을 해놨는데, 신청도 안 했는데 그냥 내려주는 거예요."
아이들 체력단련 비용 1백만 원, 교사 연수비 2백만 원, 코로나로 벌어진 학습격차를 줄이는 예산 1,900만 원.
그리고 '교육회복 자율사업'이라는 정체불명의 돈도 3,800만 원이나 됩니다.
[초등학교 교직원]
"이거는 목적이 따로 없어요. 그냥 학교 전체 연간 예산에서 플러스해서 더 자유롭게 쓰라 이거예요. 오죽하면 사담으로 '한 돈 1천만 원 선납 안 되냐, 전기 요금?' 그럴 정도로."
서울의 중학교들은 요즘 전자칠판 교체 사업이 논란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이 중학교 4백 곳의 1학년 전자칠판을 교체하라고 287억 원을 내려보냈습니다.
심지어 새로 개교한 학교에도, 바꾼 지 6개월도 안 된 학교에도 돈이 내려왔습니다.
[전형준/서울시교육청 일반직공무원노조 위원장]
"올해 5월에 이미 미래교육 환경을 구축해 놓은 학교가 있어요. 그 학교는 한 5천만 원 들여서 달아놓은 걸 다 뜯어야 되는."
이런 일이 생긴 건, 올해 세수 예측이 실패해, 세금이 예상보다 더 걷혔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내국세의 20.79%를 지방교육청에 보내주라고 법으로 정해놨습니다.
1971년에 처음 도입했는데, 나라에 돈이 아무리 부족해도 교육만큼은 돈을 쓰라는 취지로 도입됐습니다.
그런데 올해 특수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세금이 예측보다 31조 원이나 더 걷히면서, 9월에 갑자기 6조 원이 지방교육예산에 더 배정된 겁니다.
이러니 각 시·도 교육청마다 계획에도 없던 돈 때문에 혼란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대전시 초등학교 교직원]
"아예 예산과를 찾아가서 '강제로 집행 못하는 학교도 있다. 어렵다', '1천만 원 내려보냈을 때 다 못 쓴다고 하면 반납 그대로 받아라' 그렇게들 많이 줄여놨어요."
이미 더 걷힌 세금 31조 원 말고도, 올해 말까지 예상을 초과해 더 걷히는 세금은 19조 원이 더 있습니다.
법에 따라 20%를 교부해야 하니까, 계획에 없던 지방교육재정에 4조 원이 또 내려갈 예정입니다.
http://n.news.naver.com/article/214/000116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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