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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가 6일 장애인 단체의 이동권 시위를 막는다며 예고 없이 지하철 혜화역 2번 출구 엘리베이터를 한 시간 넘게 폐쇄해 “장애인들의 권리를 배척하고 무시한 것”이라는 반발이 나온다.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4호선 혜화역 2번 출구 엘리베이터를 아침 7시30분부터 9시까지 1시간30분 동안 폐쇄했다. 해당 엘리베이터 앞에는 혜화역장이 작성한 ‘금일 예정된 장애인 단체의 불법시위(휠체어 승하차)로 인하여 이용시민의 안전과 시설물 보호를 위하여 엘리베이터 운행을 일시 중지합니다. 많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아침 8시부터 혜화역 승강장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연내 개정을 촉구하는 선전전을 예고했다.

전장연이 승·하차 시위를 하지않고 승강장에서 선전전만 한다고 사전에 밝혔지만, 서울교통공사는 승하차 시위를 막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폐쇄했다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이날 아침 혜화역장 등이 참석한 긴급회의를 통해 (엘리베이터 폐쇄를) 시행했다”며 “(시위대가) 지하철 출입문과 승강장 사이에 멈춰 서면 호선 전체가 일시적으로 중단된다.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쏟는 과정에서 나온 조처”라고 설명했다.

지하철역 엘리베이터는 장애인 뿐만 아니라 고령자, 유아차 등 교통약자들도 사용한다. 안내문에는 지하철 이용을 위한 다른 방법을 알려주는 내용이 없었다. 이날 엘리베이터가 정상 운영한 뒤 지하철역 앞에서 만난 인근 주민 김아무개(77)씨는 “매일 혜화역 2번 출구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 장애인들의 표현 방식이고 자유 의사인데, (엘리베이터 폐쇄로) 시민들의 불편까지 주면서 막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출근시간대 엘리베이터를 폐쇄한 것에 대해 교통공사 관계자는 “2번 출구 엘리베이터는 폐쇄했지만 횡단보도 맞은편 3번 출구 엘리베이터는 이용 가능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는 3번 출구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는 안내를 받지 못해 약 1㎞ 떨어진 한성대입구역까지 휠체어를 타고 이동했다. 박 공동대표는 “한성대입구역까지 30분간 혼자 휠체어로 이동했고, 한성대입구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혜화역으로 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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