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희망타운 입주자의 이유 있는 반란 “LH로고, 노브랜드로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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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문재인 정부의 신혼부부 주거정책인 ‘신혼희망타운’의 몇몇 예비 입주자들이 아파트 외벽에 설치되는 LH 로고를 지워달라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기존 임대 주택에 대한 차별적 시선에 더해,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로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하자 예비 입주자들의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신혼희망타운 예비 입주자들은 지난달 28일 열린 LH 조직 개편안 온라인 공청회에서 ‘댓글 운동’을 벌이며 아파트 외벽에 새겨지는 LH로고를 없애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아파트에 온갖 비리로 더렵혀진 LH마크 제거하고 단지별 네이밍 자율화 이행하라”며 “LH 공영 차량에서는 마크를 가리고 다니면서 입주민 아파트에는 (로고가) 달리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항의했다.
전국 각지의 신혼희망타운 예비 입주자 협의회에서는 본지에 LH 로고에 대한 불만을 쏟아 놨다. 시흥 장현의 안모 입예협 대표는 “투기사건이 불거지자 LH직원들은 안전을 이유로 관용차에 로고를 삭제하는 데 수천만 원의 예산을 소비했다”며 “하지만 공공분양을 받는 사람들에게는 그 안 좋은 이미지의 로고를 쓰라고 한다”고 말했다.
양주 회천의 신모 입예협 대표는 “아이들이 LH단지를 두고 엘거, 휴거, 엘사 등으로 놀리며 따돌린다고 한다”며 “GS건설의 자이,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등 어떤 건설사도 회사 이름과 서브네임을 함께 외벽에 표기하지 않는다. LH는 아집을 버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환골탈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산 탕정 김모 입예협 대표는 “전국 신희타 단지 중 탕정에만 유일하게 지상주차장이 있다”며 “LH로고까지 달고 가는 것은 너무 서럽다”고 했다. 파주 와동 우모 입예협 대표도 “투기와 부실공사로 LH브랜드 가치가 땅에 떨어졌는데 로고를 무조건 달아야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화성 동탄 이모 입예협 대표는 “LH 직원도 부끄러워하는 로고를 왜 입주민이 달아야 하느냐”고 했다.
아파트 브랜드 전쟁...LH로고 제거 가능할까
‘아파트 공화국’인 우리나라에서는 건설사 브랜드에 따라 집값도 천차만별로 갈린다. 과거에도 LH 공공분양을 받은 입주민들이 로고를 제거해달라는 요청이 자주 있어왔다. 그런데 최근 LH 투기 사태가 벌어지면서 이러한 입주민들의 요구는 더욱 거세졌다.
아파트 외벽의 로고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소유주 75%의 동의서가 필요하다. 건설사에도 명칭 변경에 대한 승낙을 얻어야 하고, 최종적으로는 지자체 행정기관에 아파트 명칭 변경을 신청해야 한다.
하지만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분양 66%, 임대 33%의 비율로 지어지는 ‘소셜 믹스’ 아파트다. 분양 입주민의 모든 동의서를 얻는다고 하더라도 명칭 변경을 위한 75%에 미치지 못해 사실상 법적으로는 로고 삭제가 불가능한 상태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까운 예로 서울주택공사(SH)의 분양, 임대 아파트들이 있다. SH가 공급하는 위례23단지의 경우 장기전세 998세대, 국민임대 1202세대로 임대 전용 아파트지만 ‘저소득 주거지 낙인 효과가 있다’는 입주민들의 의견을 수용해 단지 외벽에 SH로고를 삭제했다. 소셜믹스 아파트들의 SH로고 삭제는 종종 있던 일이었지만, 임대 전용 아파트에 공사 로고를 삭제하는 것은 당시 꽤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지역 국회의원과 시의원, SH와 입주민들의 대화로 이뤄낸 성과였다.
하지만 LH에서는 형평성과 상표권 등을 이유로 로고를 아파트 외벽에서 빼는 것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5일 LH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파트 외벽의 LH로고는 공사의 정체성이 담긴 상표”라며 “외벽의 로고를 제거하는 것은 공사의 정체성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국에 수많은 LH 단지가 있는데 특정 단지만 로고를 빼 달라고 해서 뺄 수는 없다”며 “LH는 공공주택을 건설하는 주체로 분양 뿐 아니라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임대주택도 함께 공급하다. (분양단지만 로고를 빼면) 그 안에서도 낙인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신혼희망타운 입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LH로고와 서브 브랜드를 병기해 표시하는 식으로 절충안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LH혁신안 중에는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를 분사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만약 LH의 조직 개편이 이뤄지면 LH로고도 유지되느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LH 전사적 개편이기 때문에 어떻게 될 지는 알 수 없다”며 “그렇게 될 경우 LH가 사라지니 브랜드 로고도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http://www.newspost.kr/news/articleView.html?idxno=94036
신혼희망타운 예비 입주자들은 지난달 28일 열린 LH 조직 개편안 온라인 공청회에서 ‘댓글 운동’을 벌이며 아파트 외벽에 새겨지는 LH로고를 없애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아파트에 온갖 비리로 더렵혀진 LH마크 제거하고 단지별 네이밍 자율화 이행하라”며 “LH 공영 차량에서는 마크를 가리고 다니면서 입주민 아파트에는 (로고가) 달리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항의했다.
전국 각지의 신혼희망타운 예비 입주자 협의회에서는 본지에 LH 로고에 대한 불만을 쏟아 놨다. 시흥 장현의 안모 입예협 대표는 “투기사건이 불거지자 LH직원들은 안전을 이유로 관용차에 로고를 삭제하는 데 수천만 원의 예산을 소비했다”며 “하지만 공공분양을 받는 사람들에게는 그 안 좋은 이미지의 로고를 쓰라고 한다”고 말했다.
양주 회천의 신모 입예협 대표는 “아이들이 LH단지를 두고 엘거, 휴거, 엘사 등으로 놀리며 따돌린다고 한다”며 “GS건설의 자이,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등 어떤 건설사도 회사 이름과 서브네임을 함께 외벽에 표기하지 않는다. LH는 아집을 버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환골탈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산 탕정 김모 입예협 대표는 “전국 신희타 단지 중 탕정에만 유일하게 지상주차장이 있다”며 “LH로고까지 달고 가는 것은 너무 서럽다”고 했다. 파주 와동 우모 입예협 대표도 “투기와 부실공사로 LH브랜드 가치가 땅에 떨어졌는데 로고를 무조건 달아야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화성 동탄 이모 입예협 대표는 “LH 직원도 부끄러워하는 로고를 왜 입주민이 달아야 하느냐”고 했다.
아파트 브랜드 전쟁...LH로고 제거 가능할까
‘아파트 공화국’인 우리나라에서는 건설사 브랜드에 따라 집값도 천차만별로 갈린다. 과거에도 LH 공공분양을 받은 입주민들이 로고를 제거해달라는 요청이 자주 있어왔다. 그런데 최근 LH 투기 사태가 벌어지면서 이러한 입주민들의 요구는 더욱 거세졌다.
아파트 외벽의 로고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소유주 75%의 동의서가 필요하다. 건설사에도 명칭 변경에 대한 승낙을 얻어야 하고, 최종적으로는 지자체 행정기관에 아파트 명칭 변경을 신청해야 한다.
하지만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분양 66%, 임대 33%의 비율로 지어지는 ‘소셜 믹스’ 아파트다. 분양 입주민의 모든 동의서를 얻는다고 하더라도 명칭 변경을 위한 75%에 미치지 못해 사실상 법적으로는 로고 삭제가 불가능한 상태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까운 예로 서울주택공사(SH)의 분양, 임대 아파트들이 있다. SH가 공급하는 위례23단지의 경우 장기전세 998세대, 국민임대 1202세대로 임대 전용 아파트지만 ‘저소득 주거지 낙인 효과가 있다’는 입주민들의 의견을 수용해 단지 외벽에 SH로고를 삭제했다. 소셜믹스 아파트들의 SH로고 삭제는 종종 있던 일이었지만, 임대 전용 아파트에 공사 로고를 삭제하는 것은 당시 꽤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지역 국회의원과 시의원, SH와 입주민들의 대화로 이뤄낸 성과였다.
하지만 LH에서는 형평성과 상표권 등을 이유로 로고를 아파트 외벽에서 빼는 것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5일 LH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파트 외벽의 LH로고는 공사의 정체성이 담긴 상표”라며 “외벽의 로고를 제거하는 것은 공사의 정체성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국에 수많은 LH 단지가 있는데 특정 단지만 로고를 빼 달라고 해서 뺄 수는 없다”며 “LH는 공공주택을 건설하는 주체로 분양 뿐 아니라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임대주택도 함께 공급하다. (분양단지만 로고를 빼면) 그 안에서도 낙인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신혼희망타운 입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LH로고와 서브 브랜드를 병기해 표시하는 식으로 절충안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LH혁신안 중에는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를 분사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만약 LH의 조직 개편이 이뤄지면 LH로고도 유지되느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LH 전사적 개편이기 때문에 어떻게 될 지는 알 수 없다”며 “그렇게 될 경우 LH가 사라지니 브랜드 로고도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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