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초등생들 여장시켜 사진 촬영한 교사…법원 "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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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항의받자 제자에 화풀이…징역 10개월·집행유예 2년2017년 6월 인천 한 초등학교에서 담임교사를 맡은 A(48·여)씨는 평소 자신의 말을 잘 듣지 않던 B군을 자주 혼냈다.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아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한 B군 어머니는 교장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했고, 교장은 "처신을 잘하라"며 A씨를 나무랐다.
꾸지람을 듣자 화가 난 A씨는 교실로 돌아와서는 B군에게 소리를 지르며 분풀이를 했다.
"너희 엄마가 전화해서 선생님 엄청 힘들었어. 너와 너희 엄마 이름을 책에 실어서 네가 잘못한 일 세상에 알릴 거야. 논문도 발표할거야."
A씨는 혼이 나면서도 자신을 빤히 쳐다보던 B군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으라고 같은 반 다른 아이들에게 시키기도 했다.
화는 다음 날에도 풀리지 않았다. A씨는 1교시 수업 시간에 B군이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며 "넌 우리 반 아니니까 나가. 너는 쓰레기"라고 폭언을 퍼부었다.
다른 제자들에게는 "꽃밭인 우리 반을 가꾸어야겠다"며 "잘못된 것은 도려낼 거야"라고 엄포를 놓았다.
A씨는 앞서 같은 해 5월에는 "허리가 아프다"며 엉덩이 일부가 보이도록 바지를 내린 뒤 B군에게 파스를 붙여달라며 "내 엉덩이 크다. 여자애들 얼굴이 몇 개 들어간다"면서 성희롱을 했다. 또 다른 제자에게는 "너는 남자인데도 (튀어) 나왔다"며 가슴을 주무르듯 만졌다.
이 밖에도 A씨는 남학생들에게 여장 패션쇼를 열고 사진을 찍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A씨는 2017년 6월 30일 실과 수업시간에 옷차림에 관한 수업을 하던 중 즉흥적으로 여장 패션쇼를 열었다.
그는 C군 등 남학생 제자 3명에게 머리를 고무줄로 묶고 화장을 하게 했다. 강제로 여장을 한 남학생들은 담임교사인 A씨의 지시로 어쩔 수 없이 다른 남학생 친구 3명과 짝을 지어 사진까지 찍었다.
1주일 뒤 A씨는 C군의 부모로부터 항의성 문자 메시지를 받자 그를 불러 세우고는 "너희 엄마가 예의 없이 문자를 보냈다"며 "먹고살기 바쁘면 이렇게 예의가 없는 거냐"고 쏘아붙였다.
법원은 제자들에게 여장을 시키고 사진을 찍은 A씨의 행위는 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엉덩이를 보인 행위는 성적 학대로 인정했다.
인천지법 형사항소3부(한대균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또 A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치료 강의와 아동학대 재범예방 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다만 법원은 1심 판사가 유죄로 인정한 또 다른 정서적 학대 행위 2건에 대해서는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초등학교 담임 교사인 피고인은 교내에서 반 학생인 피해 아동들에게 정서적·성적 학대를 했다"며 "범행 당시 상황 등을 보면 당사자인 피해 아동들뿐 아니라 다른 학생들까지 상당한 정서적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유죄인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고 일부 피해 아동과 보호자는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피고인의 건강 상태와 초범인 점 등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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