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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 시간으로 지난 23일 열린 유엔 기후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엔



국제 기후회의에서 미국의 설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하고 화석연료 사용을 장려하면서 미국 정부가 회의에 배제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반면 중국은 '다자주의'와 '친환경'을 내세우면서 국제사회의 기후리더 자리를 노리고 있다.

25일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에 따르면, 한국 시간으로 지난 23일 오후 9시 유엔(UN) 기후정상회의가 화상 방식으로 열렸다. 이번 회의는 오는 11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30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앞두고 열렸다.저평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수립과 글로벌 기후행동 결집을 위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이 공동 주최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행사 초청은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이 주도했다고 한다. 주요 20개국(G20)과 아세안, 아프리카 대표 국가들이 초청을 받았는데 미국은슬롯총판
받지 못했다. 국제기구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미국이 회의에 노골적으로 배제된 셈이다. 해당 회의를 지켜봤던 한 관계자는 "외교적 결례인 것은 맞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선언했기 때문에 행사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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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프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 시각) 워싱턴에서 열린 실내 대통령 취임식 퍼레이드 행사에 참석해 파리기후협약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한 문서를 들고 있다. 사진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47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지난 1월 20일에 곧바로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한다는 행정양귀비게임
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첫 임기 때도 협약에서 탈퇴한 바 있다. 이후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이라는 구호를 내세우며 화석연료 생산을 장려하기 시작했다. 청정에너지 전환 정책은 전면 재검토했고 온실가스 감축 목표, 미세먼지 배출 기준, 기후 리스크 공시 의무와 규제 등이 대폭 완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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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의에서는 미국의 태도를 지적하는 것으로 보이는 메시지가 나왔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회의 후 "우리는 기후변화에 대한 공약이 틀어지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어떤 단체나 정부도 청정에너지 혁명을 막을 수 없다"며 "과학은 우리 편이고 경제는 변화했다"고 강조했다. 회의의 목적에 대해서는 "지도자들에게 기후가 여전히 중요한 우선순위이며 협력과 다자주의가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화석연료와 자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미국의 행동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빠진 빈자리는 중국이 채웠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직접 회의에 참석해 가장 먼저 모두발언을 읽었다. 시 주석 역시 미국을 비판하는 듯한 목소리를 냈다. 시 주석은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일부 주요 국가들이 일방주의와 보호주의를 고집하며 국제 규칙과 국제 질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우리는 모든 진보적 노력을 꾸준히 전진시킬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기후변화 대응을 늦추지 않을 것이고 국제 협력에 대한 지원을 줄이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한국 시간으로 지난 23일 열린 유엔(UN) 기후정상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유엔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중국의 메시지에 화답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중국은 NDC 방안이 모든 경제 분야와 모든 온실가스를 포괄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중국이 이 점을 명확히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기후 행동에 매우 중요하다"고 치켜세웠다.

한편 한국은 한덕수 권한대행이 회의에 참석했다. 한 권한대행은 "국제사회가 폭염, 홍수, 해수면 상승 등으로 인해 식량안보, 경제적 불평등, 지역 갈등까지 발생하는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했다"며 "파리기후협약을 중심으로 국제협력과 다자주의를 굳건히 해나가야 한다"고 발언했다. 한 권한대행은 한국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 확대도 설명하고 개발도상국과의 기후협력을 지속하겠다고 공언했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