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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식보 ≪ 릴게임 오션파라다이스 ≪┸ 17.req598.top ㎎이영옥 진주쉘 대표(오른쪽)와 사위 유찬민씨 사진=신지민 기자



"어릴 때부터 이 일은 배우는 게 아니라 익히는 거였어요. 냄새 맡고, 먼지를 뒤집어쓰고, 손끝으로 조개를 만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몸에 배는 겁니다."

3대째 자개공예를 지켜온 명장 이영옥 진주쉘 대표(66)는 15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 진주쉘에서 가업 승계의 무게를 이렇게 풀어냈다.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뒤 아버지 공방을 드나들며 칠 냄새와 사포 가루 속에서 자랐다. 그는 "매니저처럼 부려먹히며 배웠다"며 "반복 작업이 쌓여 이력이 되고, 그게 인생이 됐다"고 회상했다.
이 대표가 본격적으로 공예를 맡게 된 신한 생활의지혜 건 남편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이후였다. 그는 "49제를 치르고서야 깨달았다"며 "내가 이 일을 홀로 이어가야 한다는 걸 숙명처럼 받아들였다"고 했다. 남편은 자개 가공 최고 기술자였다. 고인에게 "자개공예를 키우겠다"고 약속했지만, 그가 떠난 빈자리를 메우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이 대표는 "아름답다는 찬사와 달리 팔리지는 하나은행인터넷뱅킹 않았다"며 "3년 호황이 오면 5년 불황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 고비를 버텨내지 못하면 전부 무너졌다. 이에 명함케이스, 스마트폰 케이스 같은 생활용품으로 영역을 넓히며 판로를 개척했다.
이후 진주쉘은 삼성·LG와 협업해 화장품 케이스 수십만개를 제작했다. 해외 명품 브랜드와도 손잡았다. 그는 "드라마 협찬부터 글로벌 협업까지, 자개 현대캐피탈 자동차담보대출 가 이렇게 확장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자개에 색을 입히는 착색 기술로 특허를 따내고, 카드사와 손잡아 '자개 신용카드'까지 내놓았다. 예전 자개농이 부의 상징이었다면, 오늘날엔 금융 속에도 들어가야 한다는 발상이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에게도 자개칠기 작품이 전달되며 마침 공예가 세계적 주목을 받기도 지방자치단체 수 했다.
지금은 딸 김윤미씨(44)와 사위 유찬민씨(40), 아들 김건형씨(45)가 함께 가업을 잇고 있다. 그러나 마음은 복잡하다. 그는 "주변에선 자녀가 가업을 안 잇는다는데, 저는 오히려 걱정"이라며 "자동 승계가 된다고 해도 위기를 넘길 힘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겠냐"고 우려했다.
특히 인력 시스템이 큰 숙제다. 해드림 그는 "옻칠부는 옻칠부, 절삭부는 절삭부, 사람마다 맡은 공정이 다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 젊은 인력이 들어오지 않으니 20~30년 경력자들이 떠나면 그대로 공백이 된다"고 걱정했다.
제자 양성도 어렵다. 무급으로라도 배우고 싶다는 청년들도 있었지만 "4년 버티고도 결국 장가도 못 가겠다 싶어 공무원 시험을 권했다"는 게 그의 고백이다. 이 대표는 "옛날처럼 10년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배울 각오가 없으면 어렵다"면서도 "그렇다고 당장 월급을 주며 키우기엔 공방 사정이 버겁다"고 토로했다.
그는 가업 승계를 개인의 숙제로만 두지 않는다. 이 대표는 "이건 국가적 과제다. 2~3년 단위로라도 장인들을 인큐베이팅해야 전통이 끊어지지 않는다"며 "외국에선 공예가 곧 나라의 얼굴인데 우리는 제도와 지원이 행사성으로 끝나버린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작품은 시간이 지나면 빛이 바래지만, 운영 시스템과 정신은 후대가 다시 빛낼 수 있다"며 "결국 남기는 건 체계와 가치로 그 틀 안에서 후대가 혁신할 수 있도록 길을 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