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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첫딸이 태어났다는 도모(32)씨는 아내가 2주간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는 데에만 380만원을 썼다고 한다. 그는 “3~6개월 지나면 작아서 못 입히는 아기 옷이 10만원 넘는 경우가 허다하고, 지난달에는 분유 값마저 올라 부담이 커졌다”며 “요즘 아이를 적게 낳아 문제라는데, 아이 키우는 데 필수적인 품목들 가격이 갈수록 비싸지는 걸 생각하면 나부터도 둘째 아이를 낳을 엄두가 안 난다”고 했다.
아이 울음소리는 갈수록 줄어드는데 출산·육아 관련 물가는 치솟는 ‘육아 인플레이션’이라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산후조리원·분유·아동복 등은 수요가 줄어든 만큼 공급도 위축됐다며 줄줄이 가격이 뛴 것이다. 소상공진흥원 그런데 이 품목들은 아이 키울 때 필수적인 탓에 가격이 뛴다 해도 구매를 줄이긴 어렵다. 결국 아이 키우는 부모들의 부담만 커지고, 갈수록 아이 낳기를 망설이게 되면서 저출생 현상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그래픽=백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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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산업 밀려난 분유는 ‘할인 끝’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분유 소비자 가격은 작년 같은 달보다 3.4% 올랐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1.9%)보다 1.5%포인트 높다. 지난 2월만 해도 분유 값 상승률은 0.6%에 그쳤는데, 3월(1.1%)과 4월(2.8%)에 이어 지난달까지 석 달 연속 상 개인회생대출 승세가 가팔라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분유를 생산하는 유업체의 출고가 할인 등 행사가 1~2월 들어 종료된 영향이 컸다”고 했다.
분유 할인이 끝난 건 분유 원료 가격과 인건비 등 생산 비용 부담이 커진 탓도 있지만, 아이 수가 줄어들며 분유 시장 자체가 쪼그라든 영향도 있다. 실제 지난 2022년 LG생활건강이 분유와 이유식 사업을 중단 전국가구월평균소득 했고, 남양유업과 롯데웰푸드가 일부 분유 제품을 단종시키는 등 분유는 유업체들의 주력 상품에서 밀려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적 측면에서는 국내 분유 시장에 예전보다 관심이 덜한 게 사실”이라고 했다.
부모들 사이에서 ‘고품질 분유’로 소문을 탄 외국산 분유들 가격도 줄줄이 오르며 부담을 키우고 있다. 대표적인 수입 분유인 네덜란드산 웰컴크레디트 분유 브랜드 압타밀(Aptamil)은 지난달 19일 일부 제품 가격을 약 5% 인상했다. 다만 수입 분유는 통계청 소비자 물가 조사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그래픽=백형선


◇산후조리원·아동복 등 필수재 줄줄이 올라
산후조리원은 저출생 현상에도 가격이 대폭 오른 대표적인 서비스다. 지난달 산후조리원 이용료는 전년 동월 대비 3.9% 올랐는데, 지난 2014년 11월(-0.4%) 이후 10년 반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산후조리원들은 수요가 줄어든 데 따른 경영난을 극복하려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시장이 쪼그라든 것 이상으로 가격이 뛰었다. 실제 최근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소비 환경 변화에 따른 소호 업종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2022~2024년 산후조리원 점포 수는 연평균 4.0% 줄어든 반면, 카드 결제 1건당 결제 금액은 연평균 2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복도 마찬가지로, 같은 기간 아동복 판매 점포 수는 4.1% 감소했는데 카드 결제 1건당 결제 금액은 5.4% 증가했다.
이유식은 작년 8월 출고가 인상으로 값이 크게 뛴 후 지금까지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통계청이 조사한 이유식 가격은 지난 2019년 6월부터 작년 7월까지 4년여간 전혀 변동이 없었는데, 작년 8월 출고가 인상으로 가격이 11.12% 올랐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유식에 들어가는 고기류와 채소, 계란 등 여러 원재료 가격이 오르며 출고가 인상이 있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출산·육아 용품의 ‘필수재’적 성격을 고려해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분유나 산후조리원, 아동복 등 필수 품목들은 공급 업체들이 늘 가격을 높일 유인이 존재한다”며 “시장이 충분히 형성돼 있을 때는 경쟁 압력 때문에 가격 상승 폭이 제한되지만 지금처럼 저출생으로 시장이 위축되면 되레 가격이 크게 오르게 되므로 정부가 바우처 등을 지급해 부모들의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