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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 지표로부터 468m 아래에는 선캄브리아기에 만들어진 두께 233m의 암석이 있고 그 위에 고생대 퇴적암, 중생대 화산암, 그 위에 또 선캄브리아대 암석이 올라와 있는 모양입니다."
강원 태백시 태백고원자연휴양림 인근, 철판 위에 원기둥 모양의 암석들이 줄지어 있었다. 2060년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사용후핵연료) 처분장 건설의 첫 단추인 연구용 지하연구시설(URL·Underground Research Laboratory) 부지 평가를 위해 가래떡처럼 끌어올린 지하 암석들 남양주별내지구아파트 이었다.
원자력·지질·행정·법률 등 전문가 20인으로 구성된 URL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시험장이 생길 지하 500m 부근에는 18억 년 전쯤 만들어진 단일 결정질암1인 '홍제사화강암'이 넓게 분포하는 것으로 파악돼 URL 건설 핵심 조건이 충족됐다고 지난해 말 결론 내렸다.

URL이 무엇이길래?
베이비백립


태백 URL 조감도. 태백시청 제공


14일 한국원자력환경공단에 따르면 URL은 원전 내 임시 저장 시설에 저장 중인 사용후핵연료 전용 처분장을 짓는 데 필요한 기술을 연구개발(R&D)하는 지하 시설이다. 처분 용기·완 현대캐피탈 신차할부 충재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비상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회수할지 등을 땅속에 비슷한 시설을 만들어 실험한다.
고준위 방폐물 영구처분 시설을 갖춘 나라들도 있지만 지질 여건이나 원전 운영 상황에 따라 폐기물 특성이 달라 한국 맞춤형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 공단의 설명이다. 공단은 6,475억 원을 들여 휴양림 내 7만2,900㎡짜리 부지에 디스이즈뉴욕 서 URL을 지을 계획이다. 2026년 사업에 나서 2032년 시설 준공을 목표로 하는데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여부에 따라 이는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URL은 연구 시설이라 대체 물질을 가지고 실험하는데도 부지 선정이 쉽지 않았다.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큰 데다가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지원금도 따로 없다. 공단이 부지 유치 대출승인잘되는곳 공고문을 내고 사업 설명회를 할 때는 10개 기초 단체가 관심을 보였지만 결국 태백시 한 곳만 신청했다. 다행히 최종평가 점수가 105점 만점에 93.87점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고 주민 반응도 긍정적이었다고 한다.

선정 이후에도 '부적절' 시비... "태백 부지, 연구에 문제없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 관계자가 13일 태백 연구용 지하연구시설 부지 평가를 위해 시추를 실시했던 곳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태백=오지혜 기자


그러나 아직도 홍역을 치르고 있다. 해당 부지가 복합퇴적암층이라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 나와서다. URL 지하 시설은 단일 결정질암이 형성된 지역에 들어서야 한다는 점은 모두 동의하지만 일부 원자력 학계 인사들은 이때 지표부터 처분 시설이 있는 곳까지 전부 단일 화강암이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화강암층 위에 여러 다른 성질의 암석들이 쌓인 태백 부지는 신뢰성 있는 연구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공단은 화강암층이 충분히 분포해 문제가 없다며 반박했다. 부지선정평가위원인 권상훈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위원들도 상부에 퇴적암이 있는 게 적절한지 논의했다"며 "해외에서도 (태백처럼) 상부에 다양한 암 종이 있는 곳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태백 연구용 지하연구시설(URL) 부지에서 시추 과정 중 뽑아낸 암석들을 깊이 순으로 줄지어 붙인 사진. 위에서부터 지표에서 가까우며 가장 마지막 사진은 지하 468m 아래 홍제사화강암의 모습이다. 한국원자력안전공단 제공


한국 사정에 맞는 기술 개발을 위해서도 태백이 현실적이라고도 강조했다. 공단 관계자는 "한국에서 지하 500m 지점까지 단일 화강암으로 구성된 곳을 찾기 어렵다는 게 지질학자들의 지배적 견해"라며 "(암종 간 상호 관계 등을 연구해) 한국 사정에 맞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적합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영구처분장 건설은 여전히 물음표



한국원자력환경공단과 태백시청 관계자들이 12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태백 연구용 지하연구시설(URL)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제공


URL 건설이 실제 영구 처분장 건설로 이어지진 않는다. 사용후핵연료가 실제 투입되니 주민 반발이 거셀 수밖에 없다. 태백시도 URL과 영구 처분장은 별개라는 입장이다. 태백시청 관계자는 "URL의 가치를 인정해 유치 공모에 나선 것이지 영구 처분장 부지로 활용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향후 처분장 부지로 논의된대도) 이는 30년 후 태백 시민들이 결정할 몫"이라고 했다.
공단 관계자는 "URL이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시설 마련으로 가는 첫 발걸음이지만 앞일은 알 수 없다"며 "URL이 운영되면 국민들께도 공개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영구처분장에 대한) 대국민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거라 본다"고 기대했다.


1 결정질암


화성암 또는 고변성암이면서 육안으로 각각의 광물을 구분하기에 충분히 큰 광물 입자로 구분된 암석. 주 구성광물은 규산염 광물이어야 한다.


태백=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