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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구속돼 13일 서울남부구치소 독방에 수감됐다.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그것만으로도 참담할 일인데 이권 개입에 매관매직 혐의까지 드러났다. 대통령 부인이 선물을 받고 공직을 준다는 것은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망국적인 범죄다.
김 여사가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서울보증보험 6200만 원 상당의 반클리프아펠 목걸이는 서희건설이 ‘김 여사에게 전달했다’는 자수서를 제출하면서 그간 김 여사의 거짓말이 들통났다. 특검은 그 대가로 서희건설 회장의 사위가 국무총리 비서실장에 임명된 것은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다. 서희건설 회장은 ‘사위가 윤 정부에서 일할 기회가 있는지 알아봐 달라’는 취지로 청탁했다는 사실도 인정했다고 한다.
병사대출김 여사에게 5000만 원대 명품 시계를 건넨 사업가가 김 여사로부터 대통령실 홍보 업무를 제안받은 일도 있었다고 한다. 이 사업가는 특검에서 “시계 구입 비용을 김 여사 외에 다른 사람도 지불했다”고 진술했다. 특검은 시계 선물의 대가로 대통령실 로봇 경호견 사업을 수주했을 가능성도 수사 중이다.
이 밖에도 김 여사가 건진법사 농협대학취업 전성배 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그라프 목걸이와 샤넬 백 2개를 건네받고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 특혜를 준 혐의, 명태균 씨로부터 공짜로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받고 그 대가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혐의 등도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김 여사가 윤석열 정권의 ‘최대 리스크’라는 것은 대선 때부터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특별감 신한은행 마이너스통장 금리 찰관을 임명하라는 여론이 비등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임기가 끝날 때까지 특별감찰관을 임명하지 않았다.
검찰 등 사정기관은 사실상 기능부전 상태였다.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4년 넘게 뭉개다가, 여론에 떠밀려 마지 못해 조사했다. 그나마 검사들이 휴대전화까지 반납한 채 경호처 부속청사로 출장을 가는 ‘황제 조사’였고 결론은 무 미국비자신청 혐의였다. 전 국민이 동영상을 통해 본 디올 백 수수 사건을 놓고도 국민권익위원회와 검찰은 면죄부를 주기에 바빴다.
김 여사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당시 재산 신고에서 빠진 고가의 명품 목걸이를 착용한 것 역시 2022년 8월부터 논란이 있었고 검찰에 고발도 이뤄졌다. 특검보다 규모가 큰 검찰이 제대로 수사했다면 오래전에 진실이 밝혀졌을 것이다. 이뿐 아니다. 용산 관저 이전 과정을 감사한 감사원은 김 여사와 오랜 인연이 있는 ‘21그램’이 다수의 위법 행위를 저질렀는데도 “특혜는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실도 있으나 마나 했다.
특검이 수사에 착수한 지 불과 40여 일 만에 김 여사의 16개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언과 증거가 줄줄이 쏟아지고 있다. 김 여사의 비리 혐의는 물론 범죄를 은폐하고 방조·조장한 사정·감찰 기관에 대해서도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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