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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요. 주고 죄책감이라니. 맑았다. 갖다 아저씨가 크게사천 용강동에 지은 최고의 작업공간 ‘유희재’통창 너머 풍경 벗삼아 유영하듯 글씨 쓰기 즐겨‘씨팔’, ‘어깨에 힘빼’ 등 감정 한글로 표현 행복산티아고 순례길서 한글이름 써주는 버스킹 준비“붓 들고 더 많은 세상, 더 많은 사람 만나고 싶어”“한글은 먹과 붓을 만날 때 더욱 화려해집니다.”
순원(筍園) 윤영미(53) 서예가는 붓으로 한글에 숨을 불어넣는다. 그는 글씨 콘서트와 글씨 버스킹, 에세이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한글 서예의 무대를 확장해 가고 있다. 사천시 사무관 이상 공무원의 임명장에 새겨지는 휘호도 그의 손끝에서 탄생한다.
사천시 용강동에 위치한 작업실은 그 모든 과정이 피어나는 공간이다. 들녘을 끌어안은 큰 창으로 계절이 스며들고 작가는 여명에 먹을 갈아 한 글증권시주식동
자씩 띄운다. 자유로우면서도 묘한 질서가 있는 한 획 한 획이 서로 공명하며 세상을 향해 유영하고 있다.



윤영미 한글서예가가 작업실에 걸린 맨 왼쪽 작품의 이름을 몸짓과 함께 외치고 있다.


◇기쁘게 뛰어놀 수 있는중국주식사이트
작업실
-‘유희재’라는 작업실 이름은 어떻게 지었나.
△‘기쁘게 노는 집’이라는 의미에서 유희재라 지었다. 처음에는 바깥을 떠돌아 유랑한다는 의미의 유(遊)를 썼는데, 어느 날부터 유영한다는 뜻의 유(游)로 바꿨다. 이 안에서 연못에서 유영하듯이 기쁘게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글씨를 쓰는 행위도, 예술도 제제이티 주식
가 가장 기쁘고 희열 있을 때 가장 최고의 작업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큰 창과 그 너머로 풍경이 압도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공간에 오면 놀라는 대목이다. 어떤 공간에 큰 창과 소품 등 단순히 기물만 가지고는 놀라움을 주기 쉽지 않다. 자연과 맞닥뜨리니 비로소 가능해졌다. 저는 이 창을 ‘나의 창’이라고 표현한다. 무료인터넷게임
창 너머로 보이는 넓은 벌판이 온전히 내 것이 되는 기분이 든다. 이 창은 단연 유희재의 마스코트가 되어 있다. 창 너머로 보는 풍경은 절기마다 달라진다.
-작업실에서의 일상이 궁금하다.
△새벽에 작업실로 내려오는 걸 좋아한다. 아직 어둠이 남아 있을 때 이곳으로 내려와 창 밖 넘어 해 뜨는 걸 본다. 뽀얗게 여명부터 시뽀빠이 릴게임
작해 서서히 밝아온다. 서예가에게 가장 편안한 시간대는 먹 가는 시간이다. 먹을 갈다가 세상이 밝아오는 걸 본다. 통창이 환해지면 그때부터 하루가 시작된다. 손님을 맞기도 하고 작업을 진행한다. 한글 서예로 공연을 선보이는 글씨 콘서트와 글씨 버스킹 같은 일정들을 준비한다.



윤영미 한글서예가가 사천시 이금동 자택 1층 작업실에 앉아 들녘을 바라보고 있다.


◇여행을 통해 만개하는 한글
-작업실 한편 오르한 파묵의 소설 ‘내이름은 빨강’이 보이는데.
△2019년 튀르키예 친구와 인연이 닿았고 2022년 튀르키예 한국문화원 초대로 튀르키예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이후로 매년 튀르키예를 다녀오는데 한두 달씩 머물다 온다. 한 나라를 여행하면 그 나라 작가의 문학을 읽는다. 읽고 나면 그 나라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더 깊어진다. 저에게 튀르키예는 한글 서예를 외부로 끌어내는 분수령 같은 공간이다.
-여행이 작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외부에 대한 호기심이나 궁금증이 많다. 여행 가방에는 늘 붓이 들어 있다. 안에서만 작업을 하는 게 아니고 밖으로 나가서도 작업을 한다. 제 글씨에는 저의 감정 등 제 모든 게 다 들어가 있는 것 같다. 여행을 통해 제 색깔을 잡아나가면서 글씨가 더 탄탄해진다고 느낀다. 글씨는 호흡 없는 사물이 아니다. 내 감정이 들어가고 언어에 담긴 타인의 감정도 들어간다. 그래서 글씨는 살아 있다고 생각한다.



윤영미 한글서예가가 사천시 이금동 자택 1층 들녘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넓은 창가의 작업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카타르시스, 울림을 주는 문장들
-에세이 ‘인격 예술’을 펴냈는데.
△지역 매체에 한글 서예와 함께 글을 연재했다. 2~3년 쓰다 보니 글이 쌓였고 이를 책으로 묶었다.
2023년 출판기념회를 열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씨팔’이라고 쓰여진 작품 사진을 찍어갔고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올라가 있었다. 살면서 욕하고 싶은 일은 너무나 많은데 작품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낀 것 같다.
‘어깨에 힘빼’는 제가 특히 좋아하는 말이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너무 많은 힘을 주고 산다. 수영도 힘을 빼야 앞으로 나가듯이 우리가 하는 많은 일에는 어깨에 힘빼는 작업이 필요한 것 같다.
책 속에는 내 문장이 아닌 것들이 없다. 저의 문장을 제 글씨로 써내려 가는 시간이 행복하다.



윤영미 한글서예가가 작업실에 걸린 작품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순원체를 소개한다면.
△어느 날부턴가 대중들이 제 글씨를 ‘순원체’라고 명명했다. 어린아이의 글씨와 같은, 그러면서도 아주 강렬한 어린아이와 같은 형태를 가지고 있다고 표현한다. ‘불균형 속에서의 균형’이 있다.
-한글 서예의 매력은.
△우리 언어를 우리 글자로 적기 때문에 보는 즉시 의미가 읽힌다. 감정이 곧바로 전달된다. 또한 자음과 모음의 디자인과 먹과 붓의 농담을 통해 효과를 달리 줄 수 있다. 한글은 먹과 붓을 만날 때 더욱 화려해진다.



윤영미 한글서예가의 작업실에 다양한 크기의 붓이 걸려 있다.


◇한글, 길 위로 나가다
-현재 계획하고 있는 작업이 있다면.
△한글을 해외로 가지고 나가려고 한다. 서예가로서 붓으로 한글 버스킹을 해보자고 생각했고 지속적으로 작업해 왔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만나는 외국인들에게 한글 이름을 써주는 작업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한글을 길 위로 데리고 나가 그 길 위에서 꽃피우고 싶다.
-한글 서예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요즘 K-문화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우리의 얼굴은 한글이라 생각한다. 붓을 들고 더 많은 세상과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제가 하는 작업을 통해 많은 분들이 행복을 느끼셨으면 좋겠다.



윤영미 서예가


글= 한유진 기자·사진= 김승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