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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청(87) 서울대 명예교수가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사옥에서 기자 간담회를 한 것은 지난 7월 29일의 일이었습니다. ‘진보 좌파의 대부(代父)’ 또는 ‘정신적 지주’라 평가되는 백 교수는 신간 ‘변혁적 중도의 때가 왔다’ 출간을 맞아 기자들을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을 ‘김대중 이후 최고 정치가’로 꼽기도 했고, 그 며칠 전 함세웅 신부와 함께 이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던 그는 이날 대단히 기분이 좋아 보였습니다. “윤석열의 임기 완성은 내 서사에 없었다”며 윤석열 사업자신한은행대출 전 대통령의 퇴진을 예측했다는 말도 했습니다.
사실 가끔 백 교수가 출간 관련 간담회를 하면 중간에 깜짝 놀라는 대목이 있곤 했습니다. 2021년 11월 23일에 다른 책 관련 간담회를 할 때는 “조국 (법무부) 장관이 스스로 물러남으로써 명예를 지켰다”고 하기에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녹음 파일을 다시 확인해야 했습니다.
학자금대출단기연체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금은 변혁적 중도의 시기”라고 말한 백 교수는 이날 이런 말도 했습니다.
“분단체제가 얼마나 위험한 체제인가 하는 거는, 사실 그걸 제일 잘 보여준 거는 우리 윤석열 대통령이십니다. 윤석열씨가 조금 더 유능했더라면, 북(한)이 많은 사람이 말하듯이 언제까지나 남침을 못해서 안달이 난 그런 과격한 세력이었다면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 …(큰일날 뻔했습니다) 이건 정말 분단체제의 역효과가 제대로 드러난 것이죠.”
‘분단체제’라는 것은 백낙청 교수의 이론으로, 한국 사회의 분단 현상이 단순히 외부적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남한과 북한 사회에 걸쳐 오랜 시간 동안 구조화되고 내면화된 하나의 ‘체제’라는 이론입니다. 그런데 그 분단체제 하의 북한에 대해서는 ‘남침을 못해서 금융계산기v1.1 안달이 난 과격한 세력이 아니다’라고 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그때 기사로 쓰지도 않은 이 간담회에 대해 다시 언급하는 것은, 그가 했던 말 중에 며칠이 지나도록 목에 걸려 넘어가지 않는 듯한 대목이 있기 때문입니다.
백 교수는 그날 그 자리에서 헌법 개정 문제에 대해서도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말하는 ‘개헌’은 카드영업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문제와는 많이 달랐던 것 같았습니다.
“촛불혁명에선 헌법을 어떻게 바꿔야 된다는 요구는 없었어요. 박근혜 같은 대통령이 퇴진해야 한다, 그래서 퇴진을 했고, 이번에도 윤석열을 몰아내야 된다, 그래서 몰아냈고, 그 대신에 어떤 헌법을 만들까 하는 것은 사실 국민들의 주된 관심사는 아니었습니다. 윤석열을 몰아내고 나니까 일부에서는 대선 하기 전에 헌법부터 고쳐 갖고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일종의 교란 작전이었다고 할까. 국민들이 안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헌법에 대한 논의가, 공감대가 널리 퍼져 있지 않기 때문에 개헌에 대해 뭘 해야 할지 합의를 못 하는 것 같습니다.”
이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헌법 개정을 힘들게 만들어 놓은 것을 한번 바꾸는 게좋지 않겠냐’ 하는 의견을 제시한 바가 있습니다. 독재자가 자기 편의에 맞게 헌법을 개정하는 것은 (이젠) 하기 힘들어졌다고 봐요. 독재 권력이 자기 입맛에 개헌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헌법 개정을 어렵게 만들어 놓았는데….”
그런데 그 다음에 이어진 그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민들이 원하면 아무 때나 개헌을 찔끔찔끔 할 수 있게 개헌 발의권을 우선…(국민이 가질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지금은 대통령 아니면 국회가 할 수 있게 했고, 국회에서 3분의 2 이상 찬성해서 통과시키게 했어요. 제시된 안에서 찬성이냐 반대나 둘 중 하나만 할 수 있습니다. 국민 참여가 굉장히 제한돼 있는 헌법 개정의 과정이고, 이것은 우리나라 국민처럼 수준이 높고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도 높고 거대한 시민혁명을 이뤄낸 국민에 대한 대접이 아니에요. 헌법 개정을 하기 쉬운 개정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린가.
누군가는 “그것은 나라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대한민국이 1948년 정부 수립 때부터 개정이 어려운 경성헌법(硬性憲法·Rigid constitution)을 채택한 이유는 해방 후 국가의 근본 질서와 국민의 권리·의무 보장을 위한 최고 규범이 헌법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굳이 주요국 중 채택 사례도 드문 연성헌법(軟性憲法·Flexible constitution)으로 바꿔야 할 이유를 알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 뉴스레터가 ‘법 없이도 사는 법’은 아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만.
한 정치학자는 제게서 이 얘기를 듣고 ‘아하’ 탄식하더니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건 현 정권의 안정과 독주를 위해서 아예 헌법을 쉽게 뜯어고치려는 의도가 아니겠는가? ‘국민이 발의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 ‘국민’이란 사람들의 정체는 무엇이겠는가? 어떤 정치적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도 ‘국민’이란 이름으로 포장될 수 있는 것이다.”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친정부 성향인 정부 초기의 상황에선, 앞으로 얼마나 더 놀라운 상황과 아무 때나 찔끔찔끔 만나야 할지 알 수 없을 지경입니다.
백낙청 교수의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는, 어쩌면 이 기사에 달릴 댓글 가운데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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