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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12·3 불법계엄 당일 주재한 실·국장 회의에서 '합동수사본부(합수부) 검사 파견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계엄 선포 직후 해당 지시를 내린 점을 감안하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행위에 동조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적지 않아 파장이 예상된다. 박 전 장관은 국가 비상사태를 대비해 시행하는 을지훈련 매뉴얼과 계엄법 조항 등을 감안한 위법성 없는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10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박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법무부 기 기등록자 획조정실장을 통해 실·국장 등 10여 명을 장관 회의실로 불러 연 회의 자리에서 검찰국을 상대로 "합수부 검사 파견과 관련해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검찰국장이 해외 출장 중이어서, 이날 검찰국에선 소속 과장 3명이 대신 자리했다. 참석자들 말을 종합하면 박 전 장관이 해당 지시를 내린 시점은 오후 11시 이후다. 박 전 장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관광비자신청 제외하면, 당일 오후 8시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계획을 먼저 들은 국무위원 5명 중 1명이다.
박 전 장관 측도 한국일보에 이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비상계엄 관련 매뉴얼이 없어 전시 을지훈련에 준해 판단할 수밖에 없었고, 법무부 각 실·국에 업무를 각별히 챙겨달라는 지시의 일환이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계엄법과 시행령상 ' 대출한도 계엄사령관이 행정·사법기관을 지휘·감독하고 소속 직원을 파견 요청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검사 차출에 대비한 조치였다고 부연했다. 박 전 장관 측은 그러면서 "문제 될 만한 지시나 법적으로 오해받을 일을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전 장관의 주장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계엄사령부직제 규정에 따르면 합수부는 계엄사령관이 삼성생명학자금대출 지정한 사건을 수사하고, 정보·수사기관을 통제하는 역할을 맡는다. 정보수사기관에 속한 현역 장성급이 본부장을 맡고 군사경찰, 경찰공무원, 국가정보원 직원 등으로 구성된다. 검사 파견과 관련한 명시적인 규정은 없다. 12·3 불법계엄 당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합수본부장을 맡을 예정이었고, 국방부 조사본부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인력 파견 요청이 전파 기금공제 됐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 당일 오후 10시 23분쯤 대국민 긴급 담화에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 등을 거론하며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을 일거에 척결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오후 11시 시행이 적시된 계엄사령부 포고령엔 '위반자는 영장 없이 체포, 구금, 압수수색할 수 있으며, 계엄법 제14조(벌칙)에 의해 처단한다' 등 문구가 담겼다. 이후 알려진 '체포조' 대상 명단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주요 인사 10여 명이 포함됐다.
포고령 관련 언론보도가 확산되면서 법무부 회의를 주관하던 박 전 장관의 말수는 급격히 줄었다고 한다. 게다가 자정 무렵 회의에 들어온 류혁 전 감찰관은 "계엄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한 참석자는 "실·국장들과 달리 박 전 장관은 적어도 두세 시간 전에 계엄을 사전 인지했다"며 "합수부에 검사가 파견되면 향후 어떤 일을 하게 될지도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것 아니냐"고 짚었다. 하지만 박 전 장관은 포고령 내용을 미리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국회 본회의에서 이튿날 새벽 1시쯤 재석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자, 윤 전 대통령은 오전 4시 30분쯤 계엄을 공식 해제했다.법무부 검찰국과 대검찰청은 합수부 검사 파견 관련 지시를 받은 바 없다고 밝혔지만, 박 전 장관 지시의 적법성과 전달 경로·하달 여부 등을 조은석 내란·외환 특별검사팀 수사로 규명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공안검사 출신 변호사는 "박 전 장관의 검사 파견 검토 지시는 가볍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라며 "내란 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소지가 있는 만큼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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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81001240002514)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