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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을 기쁨보다 자연스럽게 말씀 미소지었다. 돌렸다.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밤늦게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가을비가 퍼붓는 가운데 강행된 ‘노동당 창건 80돌 경축 열병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김정은 총비서의 오른쪽에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왼쪽에 또럼 베트남공산당 서기장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통합러시아당 의장이 차례대로 서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80돌 경축행사’를 통해 안팎에 밝힌 정책 지향은 명확했다. 안으로는 “인민대중제일주의 정치 이념”을 앞세워 “10년 안에 모든 걸 새롭게 변천”시켜 “사회주의의 전면적 발전”을 추구하겠다고 했다. 밖으론 ‘핵+재래식 무력 병진정책’과 함께 중국·러시아·베트남 등 이알라딘릴게임장
른바 ‘글로벌 남방’과 협력해 미국에 맞선 “정의롭고 평등한 다극화 세계 질서” 구축에 나서겠다고 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당창건 80년’을 ”승리와 영광, 창조와 변혁의 80년”이라고 의미 부여한 뒤 “당은 사회주의 위업 수행의 진일보를 목표한 다음단계 투쟁을 개시하게 된다”고 선언했다. 2026년 1월로 예상되는 당 9차 대회를 계기로바다이야기 게임장
‘김정은 3기’의 정치적 지지·동력을 모으는 데 이번 경축행사의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지난 10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80돌 경축 열병식’에서 처음으로 실물이 공개된 북한의 최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20’형. 아직퍼시스 주식
시험발사를 하지 않아 개발 단계여서 제원·성능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는데, 열병식에 이동식발사차량 3대가 참여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화성포-20형과 천마-20형
김 총비서는 10일 심야에 퍼붓는 가을비에도 강행한 열병식을 통해 “최강의 핵전략무기체계”라는 대륙간탄도미사일(I증권명장
CBM) ‘화성포-20’형과 “현대식 주력땅크(탱크)” ‘천마-20’형을 처음으로 공개 행사에 등장시켰다. 시험발사를 하지 않아 개발 단계인 ‘화성포-20’형은 미국 전역을 사정권에 뒀다며 북쪽이 “최종 완결형”이라고 자찬한 ‘화성포-19’형보다 제원·성능이 개선됐으리란 추정을 낳는다.
열병식의 목적은 ‘핵+재래식 최신 무기’의 병행 선전한진해운홀딩스 주식
이다. 김 총비서는 9월11~12일 국방과학원을 찾아 “당 9차 대회는 핵무력과 상용(재래식)무력 병진정책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핵억제력’이 어느 정도 갖춰졌다는 판단에 근거해 한-미 동맹에 크게 뒤떨어진 재래식 군사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뜻이다. 이는 군비경쟁을 더 자극해 ‘안보딜레마’를 악화시키고 북한의 경제 건설을 더욱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인민과 경제
김 총비서는 ‘경축행사’ 기간에 세차례 공개 연설을 했다. 초점이 ‘당간부-인민-인민군’으로 서로 달랐다. 지난 8일 ‘당창건사적관’ 방문 기념 연설에선 “모든 것을 새롭게 변천시켜야 한다”며 “모든 것이 간부들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9일 ‘경축대회’(5월1일경기장) 연설에선 ‘인민’을 52차례나 외치며 “인민의 믿음에 충실하기 위해 더 열심히 분투해 사회주의 낙원을 일떠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10일 열병식 연설에선 인민군을 “사회주의 건설의 돌파구를 열어나가는 첨병대오”라고 추어올리며, 경제적 구실 강화를 주문했다. 세 연설 모두 ‘인민을 위한 경제 건설’이라는 정치 신호 발신으로 요약할 수 있다.



지난 11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80돌 경축 군중시위 및 횃불야회’ 모습.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형상화한 ‘조선로동당’ 위에 ‘김정은’이 새겨진 구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정은’이 ‘조선로동당’을 이끄는 ‘수령’이라는 정치 신호의 발신이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글로벌 남방’과 협력 강화
김 총비서는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또럼 베트남공산당 서기장,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통합러시아당 의장과 회담·접견을 하고, 열병식·경축대회·국가연회 등에 동행해 ‘협력 의지’를 다졌다. 다만 이들 3국과 외교의 결과는 미묘하게 다르다. 베트남과는 “외무성·국방성·보건성 등 여러 분야에서의 호상(상호)협조에 관한 합의문”을 내놨다. 러시아와는 ‘노동당-통합러시아당 공동성명’으로 “(북한이 핵무장 등) 국방력 강화를 위해 취하는 조치들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이끌어냈다. 반면 중국과는 숱한 덕담을 주고받고도 문서 합의는 내놓지 못했다. 2018년 이후 김 총비서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여섯차례 회담을 하고도 단 한차례도 문서 합의가 없는 현실을 연상시킨다.
대남·대미 정책은?
김 총비서는 경축행사 기간 여러 차례 공개 연설에서 단 한번도 한국과 미국을 직접 겨냥해 위협적 발언을 내놓지 않았다. 주목할 대목이다. 앞서 9월21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미국이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거나 “한국은 일체 상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리 대응 기조’를 밝힌 것으로 갈음하려는 듯하다.
다만 열병식 보도에서 노동신문은 ‘화성포-20’형을 “우리의 주적을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고, 조선중앙텔레비전은 ‘강원도 회령군 제1군단’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와의 첨예한 대치선”인 “공화국 남쪽 국경의 강철 보루”라고 소개했다. 미국은 ‘주적’, 한국은 ‘가장 적대적인 국가’라는 인식의 표현이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