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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드라마가 조력사망을 위해 스위스로 떠나는 두 여성의 여정을 다뤄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른바 '웰다잉', 즉 삶의 마무리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확산하면서, 대중문화에서도 존엄사라는 소재를 다루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요. 

먼저 영상 보고 오겠습니다.

[VCR]

30년 걸친 미움과 우정 뒤로…

'스위스 안락사' 함께 하는 두 친구

국민 82% 조력 존엄사 찬성
"무의미한 치료 불필요"
하안가

지난해 '연명 의료 중단' 7만 건…
2명 중 1명은 '가족 판단'

낭만과 현실 사이…
'존엄사' 대중문화계 화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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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백경


서현아 앵커
생명과 죽음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조금 더 싶은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한국존엄사협회 홍보이사를 맡고 있는 남유하 작가와 함께합니다. 

작가님,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기아주식

남유하 작가 / 한국존엄사협회 홍보이사
안녕하세요, 남유하입니다. 

저는 SF, 과학소설을 주로 쓰는데요. 올해 초 <오늘이 내일이면 좋겠다>라는 에세이를 냈습니다. 

이 책은 엄마가 스위스에서 존엄사한 과정을 담은 이야기예디에스케이 주식
요. 

요즘은 본업인 글을 쓰면서 존엄사 제도 합법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작가님은 스위스 조력사망기관을 가족과 실제로 다녀왔고, 그 과정을 책으로도 썼습니다. 

쉽지 않은 경험이셨을 것 같은데주식으로10억만들기
요.

남유하 작가 / 한국존엄사협회 홍보이사
엄마는 말기암 환자였어요. 

뼈 전이로 시작되어 온몸에 암세포가 퍼졌고,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다 존엄사를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2023년 8월, 아빠와 저와 함께 스위스에 갔습니다. 

그러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선택한 여정에서, 오히려 존엄이 훼손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몸으로는 열세 시간 비행은 물론, 비행기에서 화장실에 가는 것조차 고난이었어요. 

그런 힘든 경험을 하면서 엄마는 "아픈 사람들이 나처럼 고생하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존엄사 할 수 있으면 좋겠어."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저는 그 과정을 에세이로 담았고, 엄마는 아직 방영되진 않았지만, 방송사의 다큐멘터리 촬영을 결정한 것이죠.

서현아 앵커 
최근 화제가 된 드라마에서도 존엄사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혹시 이 드라마를 보셨는지요.

남유하 작가 / 한국존엄사협회 홍보이사
드라마 은중과 상연, 저도 잘 봤습니다. 마지막 회차에서 존엄사 과정을 자세히 그리더라고요. 

약간의 각색은 있지만 취리히에 있는 디그니타스를 모델로 한 것 같아요. 

의사와의 인터뷰 과정, 조력 사망 허가를 말하는 그린라이트, 그리고 실제로 행하는 장소인 블루하우스 등 용어까지 그대로 써서 약간 놀랍기도 했고요. 엄마의 마지막 여정이 떠올라 슬프기도 했습니다. 

최근 이 드라마뿐만 아니라 드라마 에스콰이어, 메리 킬즈 피플에서도 존엄사를 다뤘고, 연극 고트나 킬 미 나우도 존엄한 죽음이 무엇인지 이야기합니다. 우리 시대의 고민이 대중문화에도 반영됐다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대중문화가 존엄사를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그린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남유하 작가 / 한국존엄사협회 홍보이사
대중문화에서 그려지는 존엄사는 분명 낭만적인 면이 있습니다. 

은중과 상연에서는 주인공들이 호텔 테라스에서 리마트 강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데요. 

저희도 공교롭게 같은 호텔에서 묵었는데, 엄마는 아침에 리마트 강을 내다볼 힘도 없었어요. 

엄마뿐만 아니라, 스위스에 가신 다른 분들도 극에 달하는 고통을 견디고 견디다 스위스행 비행기에 오르기 때문에, 아무리 아름다운 경치도 느낄 수가 없는 상태인데요. 

하지만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드라마에서 그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시청자들이 너무나 보기 괴로울 것 같아요.

존엄사를 다룬 영화인 룸 넥스트 도어에서도 주인공은 마지막 날 노란 옷을 입고 새빨간 립스틱을 바릅니다. 

제 책도 표지가 너무 무거워 보이지 않도록 출판사에서 디자인에 신경을 썼어요. 

이런 노력이나 의도는 죽음이 삶과 단절된 것이 아니라 삶을 마무리하는 화사한 여정이라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존엄사를 택하기 위해 스위스를 찾아야 하는 이유, 국내에서는 불법이기 때문인데, 생명경시 풍조가 늘어날거라 반대하는 의견에 어떤 말씀을 주시겠습니까?

남유하 작가 / 한국존엄사협회 홍보이사
존엄사를 반대하는 분들의 대표적인 주장이 생명 경시인데요. 

이것은 존엄사를 피상적으로만 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존엄사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시행하는 국가들도 엄격한 기준과 절차를 갖고 있고요. 

심의 단계에서 제삼자의 개입이 없는 순수한 자신의 결정인지 수차례 확인합니다. 

디그니타스 통계에 따르면 그린라이트, 조력 사망 허가를 받은 사람 중에 30%만이 실제로 실행한다고 합니다. 

자신의 선택으로 고통을 끝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더 긍정적인 삶을 살게 된다는 뜻이죠. 

실제로 저희 엄마도 그린라이트를 받고 나서 안도하는 모습을 보이셨어요. 

말로 표현하기 힘든 극심한 고통으로부터 해방되는 것, 존엄사는 생명에 대한 경시가 아니라 인간다움에 대한 경외, 생명 존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마지막으로 존엄사의 과정을 지켜보신 경험자로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시다면요?

남유하 작가 / 한국존엄사협회 홍보이사
스위스에 가기까지 무수한 역경과 작은 기적들에 힘입어 저희 엄마는 존엄사라는 마지막 소원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낯선 나라, 낯선 침대가 아닌 엄마의 방, 엄마 침대에서 마지막을 맞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지금도 통증에 고통받는 환자들이 스위스로 가고 있고, 또 가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환경에 처해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물론 존엄사를 둘러싸고 많은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반대할 수 있어요. 

생각의 다름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극심한 통증에서 벗어날 방법이 존엄사뿐이라면, 그 환자들, 아픈 사람들을 위한 선택지는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삶의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맞을 것인가, 존엄사는 여전히 쉽지 않은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고통 속에 있는 환자와 가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깊이 있는 논의가 이어질 필요가 있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