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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본] 인테리어뉴스

한남동 P 주택 Hannamdong P House [2016년 7월호 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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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 한남동, 세련된 인상으로 호텔을 연상케 하는 싱글 홀이 있다. 화이트 톤의 대리석 타일로 바닥과 벽체를 통일한 과감함이 돋보이는 집, 전편일률적인 트렌드 대신 기능과 취향에 철저히 집중한 공간. 널찍한 창밖너머 한강 경치가 시원하게 펼쳐지는 이곳은 바로 한남동 P 주택이다.

주거공간은 시대의 생활양식과 거주자의 취향을 반영한다. 가족 구성원에 따라 공간을 구획하는 방식도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클라이언트의 라이프스타일에는 명확한 척도가 없다. 그래서인지 많은 디자이너는 주택 설계가 까다롭다고 말한다. 한남동 P 주택은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완성한 집이다. 이집의 짜임새를 보면 거주자의 습관과 취향, 동선을 염두에 두었을 때, 공간을 디자인으로 풀어내는 과정이 얼마나 심플한지 알 수 있다. 일관되게 하얀 마감재들이 다양한 디자인 가구와 조명 그리고 유리창 밖의 충경과 어우러지기까지, 디자이너는 온전히 '실용'에 집중했다고 말한다.

30평 남짓 되는 빌라를 처음 마주하고 그가 가장 먼저 결심한 것은 구조를 바꾸는 것이었다. 문간방과 거실 겸 부엌, 침실로 구성된 이곳의 문과 벽들은 모두 공간을 획일적으로 구분 짓고 있었다. 'ㄷ'자로 설계된 주방은 거실을 더욱 좁아 보이게 했다. 디자이너는 비내력벽을 최대한 허물고 기존에 설치되었던 문을 모두 없앴다. 대신 싱글인 거주자의 동선에 맞춘 색다른 문을 장치로 끌어들였다.

문은 주거공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개방과 차단을 함께 하는 인테리어의 중요한 요소이지만, 이 역할에 중실한 문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곳에서는 문이 중립적인 역할을 모두 수행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슬라이딩 도어는 거실과 현관을 분리하면서 자연스레 연결해준다. 이는 현관에서 집안이 훤히 보이는 것을 꺼리는 거주자의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현관문 밖에서 유입되는 찬바람과 소음을 차단해주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 거실과 침실을 연결하는 문도 마찬가지로 가변성을 지닌다. 이 피벗 도어 양쪽에는 거울이 장착되어 있어 새로운 기능도 겸한다. 침실에 누워 거울 문을 바라보면 때로는 거실이, 때로는 창밖 너머의 풍경이 보이는 다채로운 재미가 있다. 또한, 침실안쪽에 위치한 드레스룸에서 나오자마자 거울 문을 보고 옷매무새를 가다듬을 수 있다. 이 집에서 문은 기능과 시각적 효과를 동시에 충족하면서 잔잔한 변화까지 주는 셈이다.

사실 P 주택의 모든 디자인은 이와 같은 맥락이다. 바닥부터 벽체, 천장에 통일감을 준 것도 심미적인 요소를 고려하기에 앞서 실용성을 위한 디자인이다. 좁은 평수의 공간을 보다 넓어 보일 수 있도록 바닥과 벽체에 같은 종류의 대리석 타일을 사용하였고 이 밖의 곳에도 모두 같은 톤으로 칠한 것이다. 시야가 확장되고 더욱 깔끔해진 이곳에 포인트가 되는 요소는 스테인리스 스틸과 조명이다. 현관 앞의 슬라이딩 도어부터 거실장, 주방상부장 등 집안에는 똑같은 소재의 금속이 자주 엿보인다. 이 스테인리스스틸의 물성은 하얀 대리석 타일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세련된 조형미를 형성한다. 또한, 곳곳에 자리한 디자인 조명은 하나의 오브제처럼 실내와 담백한 조화를 이룬다.

결국, 이 집은 하나의 색깔과 하나의 재료에 소소한 포인트 요소만 더하여 완성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폐쇄적인 공간을 간결하게 분리하고 개방감을 연출한 것, 철저히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실용'에 입각한것.' P 주택이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는 공간으로 태어날 수 있었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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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일한 화이트 톤으로 정제된 거실이 창밖 풍경과 어우러진다. 거실의 수납장 역시 디자이너가 직접 제작한 것으로, TV가 보이지 않게 숨기는 것을 좋아하는 클라이언트의 취향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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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주택에 들어서면 슬라이딩 도어를 마주하게 된다. 스테인리스스틸로 제작된 이 문은 집에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낯선 재미를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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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처럼 견고해 보이던 문이 열리면 공간이 넓게 펼쳐지며 반전의 설렘을 선사한다. 현관문이 개방과 차단, 분리의 기능을 함께 수행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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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는 기존 문간방의 문을 없애고 이곳을 로비와 같은 공간으로 구성했다. 직접 제작한 수납장은 바닥재를 활용하여 패브릭 소재의 느낌을 연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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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석 타일과 스테인리스스틸이 조화를 이루는 이곳의 포인트 요소는 디자인 가구와 조명이다. 거주자가 오래전에 구입했던 테이블과 양주혜 작가의 작품, 미르셸 브로이어의 사빌리 체어와 아르테미데 조명이 한데 모여 그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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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면 단순해 보이는 P주택에서는 디테일한 부분이 빛을 발한다. 심미적인 완성도를 높인 요소 중 하나는 바로 '그림'으로, 복도 끝에는 공간 디자이너 정기태의 작품이 담백하게 자리하고 있다. 7_ 침실로 이어지는 문 역시 개방과 차단의 역할을 지속한다. 디자이너는 여기에 거울의 기능을 보탰다. 거울 문을 통해 보이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풍경은 공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8_ 침실의 한쪽 벽 전면에 거울이 설치된 독특함이 엿보인다. 이는 기능적이면서도 심미적인 효과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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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더룸을 위해 침실 벽변에 긴 화이트 수납장을 제작하여 놓고 그 위에 세면대를 두었다. 이는 손을 시시때때로 씻는 거주자의 습관을 고려한 것이다. 10_ 심플하고 정갈한 디자인 조명들이 눈에 띈다. 이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호텔 같은 집에서 하나의 오브제처럼 공간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출처 : 가인 디자인 그룹 인테리어 코리아

취재 : 정인호

사진 : 정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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