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피 5000시대 도약을 위한 세미나'에서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이 발표하고 있다./사진=김보라 기자
코스피 지수가 지난 3일 역사상 처음으로 4200선을 넘어섰다. 이후 3900선까지 내려오면서 강한 조정을 받았다가 다시 4100선을 회복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향후 지수 전망도 제각각이다. 일각에서는 환율은 오르는데 코스피 지수는 아무런 근거 없이 오르고 있다며 상승하는 시장상황에 마냥 웃을 수는 없다는 경고도 나온다.
다만 여전히 코스피 지수 상승이 유효하다고 보는 시
각이 아직 우세하다. 과거 사례, 현재의 산업구조 변화, 정부의 증시부양을 향한 정책강화 등을 반영하면 코스피5000이 구호에 그치는 수치라고 보긴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 기업 이익 확대, 배당 증가 등 적극적 주주환원, 정부의 추가적인 자본시장 정책 등 확실한 재료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거래소·자본시장연구원은 1
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본사에서 '코스피 5000시대 도약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올해 증권시장에 대한 평가와 향후 전망 및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40년 만의 상승장 진입: 2026년 주식시장 및 반도체 전망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를 맡은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2025년은 한국 증시 역사상 3번째 상승장
이라고 판단한다"며 "KB증권은 코스피 타겟 지수로 5000포인트를 바라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985년 3저 호황(저달러·저금리·저유가) 시대가 1985년에 있었고 당시 주가가 급등한 사례가 있는데 지금이 그 시기와 같다"며 "과거 시나리오를 현재에 대입하면 코스피 지수는 2027년 7435포인트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
김동원 본부장은 "아직도 코스피는 저평가되어 있고 가격 메리트가 높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정부 정책이 있더라도 기업 이익이 늘어나지 않으면 코스피는 증가할 수 없고 결국 향후 코스피 상승은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업체 실적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발표 후 진행한 패널토론에서도 토론자들은 기업의 실적·산업경쟁력
등 기초체력 강화 및 주주환원 확대가 향후 코스피 상승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정부의 상법 개정,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각종 정책들이 나오면서 주식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며 "특히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25%로 확정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소액주주들의 배당 증가 혜택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기업들이 지금부터는 배당을 늘리는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며 "시장이 배당 확대를 기대하고 있는데 기업이 충족시키지 못하면 우리나라 주식시장 밸류에이션 상승은 앞으로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국가 정책도 중요하다"며 "과거 창조경제, 혁신금융 등을 외쳤지만 현재의 생산적 금융과 결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얼마나 정책을 빠르게 추진하느냐에 따라 기업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주가도 기업 기초체력에 좌우되기 때문에 기업을 경쟁력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에 사람을 모이게 하려면 좋은 상품이 있어야 하고 좋은 마케팅, 고객 서비스가 있어야 한다"며 "주식시장에서 상품은 결국 기업이고 기업을 좋게 만드는 것이 핵심인 만큼 연구개발 및 기술력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도 코스피 상승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밸류업 및 지배구조 개선 입법의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발표한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상장기업의 가치제고 노력을 통해 한국 증시를 도약시키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도 나름의 성과가 있었다"며 "국내 외 기관투자자들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밸류업 프로그램의 효과가 더 커지려면 적극적인 기업 참여와 정부의 추진기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 연구위원은 "밸류업 정책 추진과 기업지배구조 개선이 맞물려 자본시장에 긍정적 변화를 주고 있다"며 "하지만 기업들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와 제도의 내실화가 필요하고 정부의 지배구조 개선정책과 연계한 지속적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 축사를 맡은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은 시행 1년 만에 기업가치제고, 주주권익 보호 등 핵심 이니셔티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거래소는 앞으로도 밸류업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주주가치 존중 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보라 (bora5775@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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