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일본)=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2025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의 13라운드 일본 랠리가 종료되고 이달 말 개최 예정인 마지막 라운드 사우디아라비아 랠리가 남았다. 토요타 가주 레이싱 월드 랠리 팀(TOYOTA GAZOO Racing World Rally Team·TGR-WRT) 소속 선수들이 일본 랠리 1~3위 포디엄을 석권하며 올 시즌 드라이버 챔피언십을 누가 차지할지 주목된다.
토요타의 뒤를 바짝 쫓으려던 현대 쉘 모비스 월드랠리팀(The Hyundai Shell Mobis World Rally Team·현대-WRT)은 일
본 랠리에서 두 명이나 리타이어(기권)하면서 상위권 도약이 어려워졌다. 10일 국제자동차연맹(FIA)의 발표에 따르면 일본 랠리 종료 기준 드라이버 챔피언십 순위는 1~3위 모두 TGR-WRT 소속 선수들이 차지했다. 시즌 1위를 달리고 있는 엘핀 에반스가 272점으로 선수를 잡았고 세바스티앙 오지에 269점, 칼레 로반페라 248점을 각각 차지하고 있다.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자동차그룹 회장(가운데)가 일본 랠리 폐막식에서 소속 팀 선수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토요타코리아)
현대-WRT 오트 타낙이 213점으로 4위에 올라있지만, WRC
한 경기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 점수는 랠리 우승 25점과 파워스테이지 5점을 합한 30점이기 때문에 현대 드라이버들이 챔피언십을 뒤집을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한다. 타낙이 최종전에서 최대 득점을 올린다 하더라도 로반페라와의 격차 35점을 만회하기에는 부족하다. 두 선수가 동률을 기록하더라도 우승 횟수 등 상위 규정에서 로반페라가 우위를 점하고 있어 3위
진입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5위인 현대-WRT 티에리 누빌(166점) 역시 선두권과의 점수 차가 워낙 커 상위권 역전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티에리 누빌은 9일 경기 시작 전 전기계통 문제로 주행불가 판정으로 리타이어했다. 8일까지 3위를 유지하던 아드리안 포르모는 SS(스페셜 스테이지)15 경기에서 차량
이 도로 밖으로 이탈하며 코드라이버 측 전면 도어가 떨어져 나가며 리타이어했다. 코드라이버 도어 포켓에 있던 타임카드까지 분실하기도 했다. 오트 타낙도 SS 16 경기에서 전륜 우측 타이어에 펑쳐가 발생했으나, 완주에는 성공하며 4위로 레이스를 완료했다.
올해 제조사 챔피언십 역시 TGR-WRT가 692점으로 현대-WRT(464점)을 크게 앞서 있다. 일본 랠리를 시작하기도 전부터 큰 점수 차로 인해 제조사 챔피언십은 TGR-WRT가 확정한 상황이었다.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자동차그룹 회장은 “‘재팬 프라이드(일본의 자존심)’를 여러 차례 이야기해 욌는데 드디어 ‘모리조’(마스터 드라이버로 활동 중인 아키오 회장의 레이싱 드라이버 활동명)로 돌아올 수 있었다”면서 소감을 전했다. 아키오 회장은 이어 “아이치현과 기후현에서 열리는 일본 랠리도 이번이 네 번째인데, 주민들의 응원 풍경이 점차 정착된 것 같다”면서 “제가 오랫동안 동경해온 ‘유럽의 모터스포츠 문화’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진 듯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일본 랠리에서 우승한 오지에와 시즌 종합 점수 1위인 에반스는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선의의 경쟁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오지에는 “일본 랠리 주말 내내 엘핀에게 압박을 받았지만, 위대한 승리는 위대한 라이벌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전했다. 에반스는 “세바스티앙은 정말 놀라운 주행을 보여줬다”면서 “세바스티앙과의 차이는 아주 근소했으며, 특히 파워 스테이지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 꽤 많은 포인트를 잃은 듯하지만, 이것이 바로 레이스라는 것이며 마지막 경기를 마치기 전까지는 아무도 결과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마지막 사우디아라비아 랠리는 26~29일까지 서부 대도시 지다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노면은 그라벨(비포장로)이다. 지다 주변 산악 지대, 화산 지형, 사막 도로가 전장의 무대가 된다.
이윤화 (akfdl34@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