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지역 아이스하키 동호회인 '청주풍무직지' 회원들이 청주실내빙상장에서 구슬땀을 흘린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주풍무직지 제공
▲ 청주지역 아이스하키 동호회인 '청주풍무직지'에서 활동하는 이수빈(30) 씨가 빙판 위를 달리고 있다. 이수빈 씨 제공
[충청투데이 강준식 기자] "빙판 위 짜릿함은 잊을 수 없습니다."
거칠기로 유명한 운동 '아이스하키'. 무거운 보호 장구를 잔뜩 차고, 날카로운 칼날의
스케이트를 신은 채 빙판 위를 거칠 게 달린다. 익숙한 스포츠 브랜드 로고와 닮은 길쭉한 '스틱'을 장갑 낀 손으로 말아쥐고, 작고 동그란 '퍽'을 상대방 골대에 넣기 위해 거친 몸싸움도 불사한다.
대중에게 다소 생소한 운동이지만, 청주시에 아이스하키를 향한 열정만으로 똘똘 뭉친 직장인 동호회가 있다. '청주풍무직지'다.
청주풍무직지는 청주시 청원구 사천동 청주실내빙상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지역 최대 규모의 아이스하키 동호회다.
이들은 2007년 청주 충북대학교 인근에 있던 아이스링크장에서 조그맣게 시작했다.
지인 소개 등 알음알음 규모를 키워가던 청주풍무직지는 아이스링크장이 2016년 문을 닫으면서 해체 위기를 맞는다.
운동할 수 있는 유일한 경기장을 잃은 터라 회원들은 그야말로 '공중분해' 됐다.
회원들은 각자 본업에 충실하며 건립에 들어간 청주실내빙상장이 문을 열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5년간의 기다림 끝에 청주풍무직지는 완전체로 거듭났다.
새로운 홈구장인 청주실내빙상장에서 다시 모인 회원들의 열정은 더욱 불타올랐다.
청주풍무직지의 최고령 선수인 이광철(58) 씨는 이 순간을 잊지 못한다.
이 씨는 "아이스링크장이 없어지고 다들 뿔뿔이 흩어졌다"며 "단지 아이스하키를 향한 열정만으로 다시 모일 수 있었다. 정말 열정 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청주실내빙상장이 문을 열면서 서둘러 대관을 알아봤다"며 "그렇게 하다
보니 어느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했다.
청주풍무직지의 열정은 기존 회원을 넘어 그들의 가족에게까지 영향을 줬다.
거친 운동임에도 어린 자녀와 아내들까지 스틱을 잡게 했다. 규모는 점차 늘어나 5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게 됐다.
실력이 우수한 1부팀과 열심히 연습하는 2부팀을 구성해 자체 경기도 충분히 가능한 규모로 커졌다.
이들은 매주 일요일 오후 9시부터 2시간여간 빙판 위에서 구슬땀을 흘린다.
이광철 씨의 딸 이수빈(30) 씨도 부친의 영향으로 2년 전 아이스하키에 입문했다.
바이올린 연주자인 수빈 씨는 주말마다 '활' 대신 '스틱'을 잡고 빙판 위를 달린다.
그는 "거친 운동을 하다 보면 땀도 많이 나고 더운데, 그때마다 시원한 빙판 위를 달리면 매우 상쾌하다"며 "그 짜릿함을 잊지 못해 지금까지 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작은 직장인 동호회였던 청주풍무직지는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인근 세종시와 충남 아산시, 경기 수원시의 아이스하키 동호회와 올해 처음 시작한 리그전이 매년 열리는 동호인 아이스하키 리그로 커지는 것이다.
이광철 씨는 "올해는 첫 시도이다 보니 팀별로 여섯 경기를 치른다. 12월까지 이어지는데 현재 우리 팀이 1등"이라며 "리그의 규모가 좀 더 커지고, 많은 청주시민이 아이스하키의 즐거움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강준식 기자 kangjs@cctoday.co.kr 기자 admin@reel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