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 건설을 위해 훼손된 가리왕산의 환경 문제를 다룬 다큐 ‘종이 울리는 시간’이 개봉한다. 시네마달 제공
조선 시대부터 ‘왕의 숲’이라 불리던 가리왕산이 파여나갔다. 동계올림픽 활강스키 경기장을 짓기 위해 500년 넘게 보호된 숲이 파괴됐고, 10만그루 이상의 나무가 잘려나갔다. 경기는 단 3일만 펼쳐졌다. 전세계가 열광한 2018 평창동계올림픽 ‘무대’ 뒤편, 자연이 홀로 감당해야 했던 대가는 무엇이었을까?
다큐멘터리 영화 ‘종이 울리는 순간’은 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해 훼손된 가리왕산과 지켜지지 않
바다이야기슬롯 는 복원계획, 그곳에 깃들어 사는 지역주민과 끝까지 산을 지키려는 환경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리왕산은 강원도 정선과 평창에 걸쳐진 태백산맥 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해발고도가 1561m에 이르는 산으로, 우리나라에서는 9번째로 높다. 조선 세종 때부터 사람의 출입과 벌목을 금했을 정도로 중요하게 보호해온 곳으로, 현재까지도 최
바다이야기오리지널 대 원시림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갈참나무·박달나무·단풍나무 등 다양한 수목과 산양·삵·담비·팔색조 등 수많은 야생동물이 이곳에 터 잡고 살고 있다. 정부도 가리왕산의 높은 생태 가치를 보전하기 위해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했지만, 평창올림픽 개최가 확정되면서 가리왕산은 깎여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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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왕산은 조선 세종 때부터 사람의 출입과 벌목을 금했을 정도로 중요하게 보호해온 곳으로, 현재까지도 최대 원시림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시네마달 제공
가리왕산에는 갈참나무·박달나무·단풍나무 등 다양한 수목과
사이다쿨바다이야기게임 산양·삵·담비·팔색조 등 수많은 야생동물이 이곳에 터 잡고 살고 있다. 시네마달 제공
2014년 공사가 시작된 이후 약 10년. 영화는 화려한 종소리와 함께 시작한 올림픽의 환호 뒤 조용히 파괴된 채 남겨진 산과 그곳에서 여전히 대립 중인 ‘개발’과 ‘보존’이라는 현실에 집중한다. 애초 환경부와 환
손오공게임 경단체는 ‘원형 복원’을 전제로 가리왕산의 일부를 경기장으로 활용하는 데 합의했지만, 올림픽이 끝난 이후 강원도와 주민들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 자원화를 주장하며 복원 추진을 미뤄왔다. 영화는 이 과정을 단순히 비판적으로 다루기보다 지역주민, 공무원, 환경활동가의 입장을 다각적으로 다뤄 각자의 이유와 선택의 무게를 차분히 포착한다.
그런데도 첩첩이 포개진 산맥과 그 안에 깃든 생명의 다채로움, 한때 번성했던 거목의 흔적을 담은 영상미는 관객을 자연스레 상실의 안타까움으로 이끈다. 다가오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을 앞둔 이탈리아 청년단체의 올림픽 개최 반대 시위와 파괴가 예정된 숲을 위해 연주하는 첼리스트의 모습 등은 기후위기 시대에 올림픽이라는 대형 행사가 더는 환영받지 못하는 현실을 드러낸다.
김주영 감독은 제작자 노트에서 “최대한 양쪽의 입장을 담으면서도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 무엇인가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면서 “평창 동계 올림픽은 이 땅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고, 이제 이어지는 이탈리아도 비슷한 선로에 놓였다”고 적었다.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 시사회에서 ‘종이 울리는 순간’을 연연출한 김주영·코메일 소헤일리 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지숙 기자
제목 ‘종이 울리는 순간’은 무엇을 뜻할까.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시지브이(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 시사회에서 김 감독은 “실제로 동계올림픽이 개막할 때 커다란 종소리를 울리며 시작하게 되는데, 이 소리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인지, 경고의 종소리인지를 작품 안에서 탐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4년마다 숲에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던 종소리가 과연 인간들에게 경각의 종소리로 가닿을 수 있을까. 30년간 현장에서 자연보전 활동을 벌여온 단체 ‘산과자연의친구’가 공동기획한 이번 작품은 오는 11월12일 개봉한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기자 admin@gamemong.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