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적문의

일제시대인 1924년 농장 관리를 시작으로 대한민국 경제 발전과 함께 다양한 분야로 발을 넓혀온 삼양이 1일로 101주년을 맞는다. 4세 경영에 시동을 걸며 또 한 번의 변화를 지나는 삼양이 100년의 역사를 그대로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성방직 사장 ‘수당’ 김연수가 세운 회사 ‘삼수사’로 시작한 삼양은 대한민국의 경제발전과 역사를 함께해왔다. 일제 강점기인 1931년 삼양사로 사명을 변경한 후 1939년에는 만주에서 방적공장 사업을 했다. 광복 후엔 만주에서 철수한 후 국민들이 먹고살기 어렵다는 점과 특히 남한에 소금이 부족하다는 점에 착안, 1948년엔 해리 염전을 준공하기도 했다. 6·25 이후에는 경남 울산에 제당 공장을 세워 설탕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설탕 가격이 폭등해 각 가정의 식탁 사 비은행예금취급기관 정이 좋지 않을 때에는 인공감미료인 ‘달고나’를 출시하는 등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자본을 축적, 석유화학과 의약, 생명공학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김상홍 회장이 취임하며 2세 경영 체제를 구축한 것도 섬유 사업 등으로 사세가 확장되던 시기였다. 먹고 살기 어려웠던 나라가 먹고살 수 있는 상황이 되자, 입는 것에 신경 쓰기 시작하면서 섬유 캐피탈신용대출상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는 경제 흐름을 읽어낸 통찰이 회사를 한 번 더 뛸 수 있게 만든 셈이다. 삼양은 폴리에스테르와 폴리카보네이트(PC), 테레프탈산(TPA), 양·음 이온 수지 개발 등도 성공했다. 특히 이온 수지의 경우 반도체를 세척하는 과정에 이온이 없는 초순수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쓰여, 한국 반도체의 역사와도 관계가 깊다. IMF 전후인 1 신혼부부 특별분양 998년에는 사업 실적이 저조한 금융업과 무선통신 사업을, 이후에는 삼양사의 주축 중 하나였던 폴리에스테르 부문까지 과감히 정리했다. 1986년 세계 10대 화학 섬유 회사 중 9위에 오르고 1992년 정점에 올랐던 사업임에도 시대가 변화한다고 느끼자 결단한 것이다. 현재의 김윤 회장 체제는 2004년에 만들어졌는데, 그는 회장 취임식에서 ‘보다 진취적인 유한책임대출 그룹 성장’을 앞세우며 새로운 사업에 역량을 집중했다. 비슷한 시기 삼양은 그간 설탕 등 식품업계에 있다 보니 국내에 라면을 들여온 ‘삼양식품’과 헛갈린다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브랜드 ‘큐원’을 출시한다. 큐원 시대 이후에는 설탕이 건강을 해치는 주범으로 지목받으며 대체당 시장이 떠오르자, 액상 알룰로스를 대량생산 하는 등 식품업계에 급여 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었다. 삼양은 지난 2023년 12월에는 김건호 삼양홀딩스 사장이 취임하며 4세 경영으로 무게중심이 점점 옮겨가고 있다. 김 창업주의 증손자인 그는 직전에는 경영 총괄 사무를 맡아 그룹의 성장 전략과 재무를 책임졌다. 2014년 삼양사에 입사한 뒤 해외팀장, 글로벌성장팀장을 거쳐 삼양홀딩스 글로벌성장PU장, 휴비스 미래전략주관(사장) 등을 역임하는 등 바닥부터 배운 인재이기도 하다. 삼양그룹은 다른 대기업과 달리 승계 문제를 둘러싼 경영권 다툼이 외부에 드러난 적이 거의 없어, 4세 경영이 순항할 가능성도 적잖다. 삼양은 최근에는 데이터 시스템과 같은 IT분야와 코스메틱 분야 등으로 다시 한번 영역을 넓히면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대한민국 근·현대사 속의 경제 변화를 관통해 온 삼양이 이번에도 변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김윤 삼양그룹 회장이 19일 판교 삼양디스커버리 센터에서 열린 ‘2025년 삼양 커넥트’ 행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삼양 제공 임재섭 기자 yj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