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 ‘경기도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센터’ 이용자가 정준우 총괄팀장과 함께 마트에서 물건을 구매, 직접 결제해보고 있다. 센터가 목표로 하는 통합돌봄서비스의 목적은 이용자의 '자립'이다. 원다라 기자
지난달 6일 경기 수원 '경기도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센터'에서 만난 김미범(55)씨는 1997년 어느 날 카페 풍경이 어제처럼 생생하다고 했다. 동네 또래 아이들과 엄마들이 함께했던 자리였는데, 다른 아이들은 서로 어울려 노는데 네 살 아들은 마치 외딴섬처럼 혼자 앉아 하염없이 자동차 바퀴를 구경하고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무언가 이상
릴게임가입머니 하다는 것을 느꼈다. 자폐나 발달장애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았던 때라, 처음에는 아이의 청각 장애를 의심하다가 청각 장애가 아니라는 판정을 받고선 그저 조금 말이 늦는다고만 생각하던 터였다.
그날부터 사설치료센터, 복지관 등을 백방으로 헤매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런 말을 믿었나 싶지만 '특정 주파수를 들려주면 낫는다'고 해서
릴게임바다신2 , 30분에 50만 원짜리 사설 프로그램을 다니기도 했다. "그때만 해도 발달장애나 자폐가 뭔지를 몰라서 그저 고치려고 했어요. 안수기도해서 고친다는 교회, 심지어 굶겨야 한다는 곳도 있고··· 부모들의 희망을 가지고, 참 너무 나쁜 짓을 하는 거죠."
발달장애 자녀를 둔
모바일야마토 부모들이 1일 오전 국회 정문앞에서 발달장애 지원 예산 확보를 호소하며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유튜브
아이가 발달장애 진단을 받던 날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했다. "엄마들이 진짜 딱 처음으로 '진짜 죽고 싶다'고 느끼는 게 장애 진단을 받는 날이거든요. 선배 엄마들을 본
바다이야기하는법 적이 없으니까. 어디 가서 물어봐야 할지, 어떻게 살지 막막하고."
그에게 한 줄기 빛이 됐던 것은 다른 발달장애아 부모들과의 만남이었다. "처음엔 마음의 문을 못 열었지만, 가서 보니까 우리 애와 똑같은 애들이 막 뛰어다니고 난리 치고 있거든요. 그러다 자연스럽게 서로 몇 살이에요? 하게 되는 거죠."
다른 발달장애
황금성슬롯 아 부모들과의 만남은 아이에게도 도움이 됐다. "비장애인 아이들도 뇌가 막 성장할 때 엄청 교육을 시키잖아요. 정보와 정부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발달장애 아이들도 부모의 정보력이 무척 중요하더라고요."
성장기에 어떤 교육과 사회화 경험을 하게 하느냐에 따라 성인이 됐을 때 최중증과 중증이 나뉘기도 하고 제때 필요한 교육을 받을수록, 발달장애인의 자립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김미범 경기발달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이 지난달 6일 경기도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센터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원다라 기자
그가 경기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을 맡는 등 발달장애인을 위한 지원 제도 마련에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곳곳에서 '거절'당하는 경험을 상당히 많이 하게 돼요. 특히 최중증 발달장애인들을 거부하는 복지관이 많은데, 그러다 보면 어느새 아이를 끌어안고 집에만 있게 되는 거죠. 하지만 부모가 온전히 돌봄을 전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사실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관련 활동을 하며 눈물을 쏟아야 했던 때는 부지기수였다. 경기 의왕시 주간활동서비스센터에서 일하던 시절, 같은 건물 상인으로부터 들었던 "장애인이 왜 정상인이 쓰는 화장실을 쓰냐" "장애인이 무섭다고 우리 아르바이트생이 계속 그만둔다"는 말은 아직도 귓가에 울린다. 그 앞에서야 "장애인이 되고 싶어서 되는 사람은 없다"고 설명하고 돌아섰지만, 아이들이 깨끗하게 이용하지 못했을까 봐 틈만 나면 화장실을 살펴야 했다.
다행스럽게도 지난해 최중증 장애인들을 위한 통합돌봄서비스가 도입됐지만, 김 회장은 지난달 19일부터 다른 발달장애인 부모들과 국회 정문 앞에서 무릎을 꿇고 이마가 땅에 닿도록 절하는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내년도 예산을 심의 중인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지난해 불용액이 많았다는 이유로 관련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발달장애인 가족들에 따르면, 이 사업에서 불용액이 발생한 것은 사업 시행 첫해였던 데다가 직원 처우가 열악해 짧은 시간에 직원을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발달장애인은 많지만, 공급이 없어 예산이 남는 것이다.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들의 발달장애인 관련 예산 삭감 논의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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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2510130004370)
'자신의 눈을 스스로 때리는 자해 행동이 있었던 발달장애인이 최중증 통합돌봄서비스 대상 선정을 기다리던 중, 결국 나머지 한쪽도 자해해 두 눈이 모두 실명됐다'는 한 부모의 전화는 그의 마음을 조급하게 했다.
"누군가는 '왜 장애인 하나에 그런 돈을 들여야 해'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인간은 누구나 나이를 먹고, 장애를 입을 수도 있어요. 내가 어떤 상황이 생겨도 우리 사회는 나를 돌봐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세금도 내고 봉사도 하는 선순환이 돼야지, 비용으로만 보고 '너를 죽여야 내가 살 수 있다'는 사회는 너무 불행한 거죠."
김 회장의 아이는 이제 서른두살이다. '선배 발달장애인 부모'가 된 그가 다른 발달장애인의 부모들에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발달장애인을 키우는 엄마들은 어찌 됐든 '죽네 사네' 해도 아이를 자기가 데리고 있으려는 엄마들이거든요. 아직 많은 것들이 바뀌어야 하지만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문밖으로 나와서 발달장애인 세계에 '입문'하세요. 맨날 눈물 흘리고 맨날 미칠 것 같지만 여기도 우리만의 삶이 있어요. 여기에도 사람이 살아요."
원다라 기자 dara@hankookilbo.com 기자 admin@119sh.info